북한이 핵 프로그램 재가동을 통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데는 적어도 1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스크바 소재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산하 국제안보센터 블라디미르 예브세예프 연구원은 17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시기와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영변 5MW급 원자로를 가동하고 불능화된 냉각탑을 재개시키는데 약 3개월이 필요하다"면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까지는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 등 다른 군사 안보 전문가들도 영변 핵시설이 구소련 시절 지어진 것을 고려하면 핵시설 완전 복구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14일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 6자회담 불참과 불능화한 핵시설의 원상복구를 선언했다.
이어 핵시설에 설치했던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 작동을 중지하는 등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것은 물론 불능화 작업을 감독해오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미국 행정부의 검증팀을 추방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다른 러시아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종 목표는 정치적 결과물이며 이는 곧 미국과의 양자 대화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동북아시아의 역내 통합안보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북핵 6자회담 재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러시아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정에 반발해 6자회담을 거부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
한편, 북핵 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24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방문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박의춘 외무상 등 북측 인사들에게 유엔 안보리 대북 의장성명 채택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하는 한편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올 것을 설득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004년 7월 평양 방문 때에도 김 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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