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사가 작년과 올해 임금 타협을 놓고 벌인 협상이 타결됐지만 현행 영업시간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오후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이 은행에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임금 협상이 타결됐지만 영업시간은 9시반 개점, 4시반 폐점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SC제일은행이 영업시간을 변경하지 않는 이유를 놓고 노사간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예상해 왔다. 이 은행은 작년 3000억원이 넘는 이익금을 남겼음에도 불구 직원들의 작년 연봉까지 동결키로 결정하면서 노사간 마찰이 빚어져 왔다.
은행 측은 작년 연봉을 동결하겠다고 결정했으나 노조는 이익금이 3000억원 이상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은행은 2008년 전년대비 10% 증가한 3억5800만달러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리먼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촉발됐지만 SC제일은행의 수익은 1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3% 증가했다.
하지만 결국 작년과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다.
SC제일은행은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영업시간은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다. 4시반 이후 고객들이 더욱 몰리면서 타 시중은행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 은행의 오전과 오후 고객 비중은 각각 20%, 80%로 나눠진다. 시중은행보다 30분 늦은 4시반 폐점을 결정한 이후 오후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
SC제일은행은 이번 기회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 경영진이 오후에 고객이 집중되고 있는 점에 주시하고 있다"며 "타 은행들의 고객 이동 현상이 벌어지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의 불만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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