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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상생바람 불 수 있을까

경제위기가 현대자동차 노사의 깊은 골을 메울 수 있을까.

3일 울산 현대자동차 3공장에서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출 주력품목인 아반떼와 i30 생산이 한창이었다.

나른한 봄 날씨에 점심시간이 막 지나 졸음이 밀려올 만도 하지만 하루에 1600대를 뚝딱 만들어내는 이 곳의 근로자들은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처럼 분주했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3공장에서 독점하던 아반떼 생산을 2공장에서도 가능케 하는 '물량나누기'에 전격 합의, 노사합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근로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오는 10일 노사간 상견례를 시자그로 올 임금·단체 협상에 본격 돌입하기 때문이다.

올해 최대 쟁점은 '주간 연속 2교대제'다.

장규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공보부장은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시켜 주겠다는데도 당장 주문이 없으니 이미 약속한 사항을 뒤짚으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항으로 정리되지 않을 경우 교섭이 파행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사측은 현 시장 상황으로는 당장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명섭 현대차 상무는 "경기가 살아나 물량이 확보되면 그때나 시행가능할 일"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회사가 인도 공장에 물량을 넘겨주지만 않았더라면 지금 1공장이 놀고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국내 공장 조합원의 일감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신차종 생산시 국내 공장 우선 생산'규정도 반드시 합의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노조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의 총고용보장,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 총 24개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임단협상은 매년 있어왔던 일이지만 회사측은 무엇보다 노조가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점에 서운해 하는 듯 했다.

사측 관계자는 "교섭권 이임, 임금동결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흐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요구안이 20개 넘게 있다는게 씁쓸하다"면서 "회사로부터 뭔가 더 얻어가야 한다는 노조의 분위기가 아직도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노조측이 비정규직법 개정, 전임자 급여지급, 복수노조 등 올해 수두룩히 쌓여있는 노동계 쟁점 사안들에 대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노사간 상생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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