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로켓발사를 한 5일 외신은 모두 ‘극히 우려스럽다’는 각국 정부의 반응을 앞다퉈 내보냈다. 그러나 격앙된 반응을 보인 일본, 미국과 달리 러시아 등은 이를 두고보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국제사회에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美·日,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일본은 북한 로켓의 파편이 일본 영해나 영공에 떨어진 사실이 없어 이를 차단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도 동시에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북한의 로켓발사 사실이 알려진지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서다.
일본은 오늘 밤 11시5분께 의장국인 멕시코 대표부에 팩스와 이메일, 전화를 넣어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도발적’이라고 평가한 뒤 유엔안보리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로켓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를 위반했다며 조만간 안보리에 상정하는 등 제재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안보리 회의가 개최된다 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이사국 내 의견차가 커 뚜렷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또 결의안이 채택돼도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제제수단이 없어 북한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효력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제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사일? 인공위성?=논란을 빚었던 북한 로켓의 실체에 대해서는 각국이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방공망은 북한 로켓을 확인한 뒤 탑재물이 인공위성임이 분명하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로슈차 극동지역 미사일부대 부사령관은 "러시아 방공 레이다가 로켓이 사정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추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아 노보시티 통신도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고 로켓의 궤적으로 미뤄 위성으로 확인됐다고 일본과 서방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탑재물이 위성이라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각국의 권리를 고려할 때 2006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호 결의안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렸졌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여전히 북한의 로켓을 ‘탄도 미사일’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이를 둘러싼 각국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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