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국제금융공사(IFC)가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세계은행 그룹 계열인 IFC의 채권을 매입해 무역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미 국채 등 채권에 상당수 투자하고 있는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ㆍIFC 등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적극 매입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우선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겠다는 것. 미 달러화 약세 전망에 따라 미 국채 투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둘째는 IMF 등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영향력 확대다. 자금지원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속내가 숨어있다. 차세대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이 기축통화 교체론ㆍ국제금융기구 개편론 등을 펼치는 것도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셋째는 전세계 무역금융을 지원해 무역을 활성화하겠다는 속셈이다. 무역이 활성화돼야 보호무역 분위기가 사그라지고 자유무역에 대한 공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각국간 교역 축소로 가장 손해를 보는 나라가 다름아닌 중국이다. 중국은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성장률 8%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최근 올해 세계무역이 9%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해외수요 급감으로 올해 2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25.7% 줄었고 1월에도 17.5% 감소했다. 중국의 올해 수출은 제로성장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IFC의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무역금융 관련 금융기관에 신용한도 확대 형식으로 지원된다. 이 자금은 뿐만 아니라 남미 국가들의 경제발전과 빈곤완화에도 활용된다.
WTO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금융 부족분은 지난해 11월 250만달러에서 올해말 10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중국은 IFC의 무역금융 확대계획에 적극 참여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올해 1월 중남미 경제ㆍ사회개발기구인 미주개발은행(IDB)의 공식 회원국이 됐다.
중국은 IDB에 2억달러, IDB 산하기구인 미주투자공사(IIC)와 다국간투자펀드(MIF)에 각각 7500만달러를 지원했다.
중국은 남미 외에도 아프리카ㆍ아시아ㆍ카리브지역의 각 개발은행에도 회원 자격으로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