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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동탄은 지금 '쩐의 전쟁'

2일 오후 한국토지공사 동탄2사업단 앞.
 
어깨에 띠를 두른 금융기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이들은 혹시라도 누군가 토지공사쪽을 향하면 부리나케 달려가 "고객님 보상받으러 오셨나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접수 안내를 시작한다.
 
토지공사 안은 한산했다. 대기고객은 별로 없고 5명 정도의 고객만 드문드문 창구에서 접수를 하고 있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지난 3월31일에는 1000여명, 1일에는 500여명 정도 방문했는데 지금은 100여명 정도 밖에 안와 창구가 한산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기관 직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고객님 이쪽으로 오셔서 번호표를 받으셔야 돼요" 번호표를 배부하는 곳부터 보상금을 받으려는 사람 옆에는 금융기관 직원이 붙어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토지공사가 월별 한도로 지급하는 것에 화난 고객의 이야기을 들어주느라 금융기관 직원들은 바쁘다.
 
이날 접수를 하러 온 A씨가 "7~8월에 보상금이 지급이 돼. 늦게 준다고 이자라도 주나. 이미 집을 사서 위약금까지 물게 생겼어. 이건 법적으로 따져야 해"라며 투덜거리자 옆에 있던 금융기관 직원은 "우선 식사라도 하러 가시죠"라며 어디론가 인도한다.
 
토지공사 바깥으로 나갈때도 금융기관 직원들의 밀착 수비를 피할 수 없다. 늦은 보상금 일자를 받은 듯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 고객에게도 금융회사 직원들은 끝까지 따라붙어 상담을 권유한다.
 
현재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나와 있는 은행은 신한은행ㆍ우리은행ㆍ하나은행ㆍSC제일은행ㆍ농협 등. 증권사들은 우리ㆍ삼성ㆍ신한ㆍ현대ㆍ한화ㆍ대신ㆍ동양ㆍ한국투자ㆍNH투자증권 등 채권지급대행사 대부분이 임시사무소를 설치했다.
 
서태영 굿모닝신한증권 동탄토지보상센터팀장은 "각 사들의 유치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며 "현지인에게도 채권 보상이 이뤄지면서 각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고 농협이 지역 주민과의 관계 때문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각 사들이 파견한 인원은 많게는 20여명에 이른다"며 "3~4개 지점이 협력해 인원을 협조하고 토지공사 쪽으로 오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밀착해서 접수처로 인도한다"고 덧붙였다.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서류를 대신 떼어주거나 노령 고객을 집까지 모셔드리는 서비스 정도는 기본"이라고 전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상담을 마치고 가시는 고객에게 선물을 드린다. 쇼핑하듯이 상담을 받고 선물을 여러개 챙겨 다니시는 분들도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렇듯 금융회사들이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다보니 보상금을 받는 사람 중 조합원이 많다고 알려진 농협도 긴장을 풀고 있을 수는 없다.
 
박연원 동탄농협 상무는 "현지인 비율이 38%정도밖에 안되고 금리보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농협도 좌담회를 개최하고 세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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