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문제 … 안일한 기업문화, 비효율적인 조직 체계, 굼뜬 움직임 타파 못해
$pos="L";$title="";$txt="GM의 릭 왜고너 전 CEO(사진=블룸버그뉴스)";$size="140,210,0";$no="2009040208380145069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집권 당시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 모터스(GM)의 찰스 윌슨 회장은 국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GM에 좋은 것이 미국에 좋은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의 판단은 다르다. 리더십 전문 컨설턴트인 존 볼도니의 말마따나 "미국에 좋은 것은 GM의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릭 왜고너가 GM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뒤 9년 동안 GM은 매출이 수백억 달러 줄고 부채는 수백억 달러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엄청나게 줄었다.
그렇다면 왜고너 전 CEO가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볼도니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비즈니스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온라인판 3월 30일(현지시간)자에서 왜고너가 실패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그릇된 기업문화를 거부하라=제조업처럼 힘든 사업도 없다. 하물며 자동차 제조업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몇 분만에 수천만 달러가 소진되곤 한다. 그러므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GM은 '좋은 게 좋다는 식'이었다.
이런 기업문화는 거칠고 복잡한 자동차 제조업에 결코 맞지 않는다. 왜고너 전 CEO는 현상에 안주하는 GM의 기업문화를 타파하지 못했다. 조직은 자체 문화에 규정 받는다. 격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전래 문화가 경영에 방해된다면 이를 일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라=재무 전문가인 왜고너 CEO는 임직원들에게 현상을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그 결과 GM은 오랜 세월에 걸쳐 진부한 모습으로 고정되고 말았다.
노동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딜러망은 비효율적으로 얽히고 설킨데다 시장이 위축되는 마당에 자그마치 7개 브랜드를 고수했다.
강력한 해법은 심각한 고민에서 비롯된다. 이어 적재적소로 새로운 해법을 고안ㆍ실행해야 한다. 달걀을 깨뜨려야 오믈렛을 만들어 먹을 것 아닌가.
◆민첩하게 움직여라=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철저한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GM은 최근까지만 해도 '모든 게 잘 될 것'인 양 무사안일로 일관했다. 이것이 대공황까지 이겨내며 100년 역사를 이어온 GM의 모습이었다.
신용경색으로 돈줄이 마르자 왜고너 전 CEO가 취할 수 있는 해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이다.
위기에 대응하려면 민첩성부터 갖춰야 한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앉혀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이뤄져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왜고너 전 CEO의 승진 가도를 살펴보면 순탄하기 이를 데 없다. 난국을 헤쳐나온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왜고너 전 CEO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다.
왜고너 전 CEO는 어느 순간 자신이 제품 개발 전문가가 아님을 깨닫게 됐다. 자동차 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로버트 루츠를 영입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은퇴했다 산업 현장으로 복귀한 루츠에게 GM의 관료주의적 제품 개발 과정을 일신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루츠는 캐딜락과 시보레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신제품도 선보였다. 왜고너 전 CEO는 이른바 '녹색기술' 도입에도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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