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도상가 점포가 경쟁입찰에 부쳐진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26일 상인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지하도상가 문제에 대해 "시민의 공유재산인 지하도상가 임차인 선정의 기본원칙에 따라 경쟁입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 5개 노후 상가는 올해 민자유치를 통해 상가 개ㆍ보수, 지하보도 개선 및 휴게공간 확충을 조건으로 경쟁입찰에 들어간다. 나머지 24개 상가는 상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경쟁입찰을 유보하고 3년간 연장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이 만료되면 경쟁입찰을 개시할 예정이다.
시는 5개 상가 경쟁입찰은 상가단위로 하되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성 업체보다는 상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는 현재 상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과 변상금 부과(임대료의 120%)를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조건으로 철회키로 했다.
시는 경쟁입찰에 있어 수탁업체 평가항목도 최고가 입찰이 아닌 '공공기여도, 상권활성화계획, 상인보호대책, 입찰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ㆍ선정하는 등 업체 선정 평가항목과 배점이 대기업에 유리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시는 참여 기회가 원천적으로 제한됐던 상인회에도 단독 또는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했으며 기존 상인들이 원한다면 위탁업체 선정심사위원회 참여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개 상가 기본설계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용역중인 구체적 경쟁입찰 기준을 빠르면 4월 초 공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장기간 특혜적ㆍ독점적 수의계약으로 기존 상인들이 과도한 혜택을 받아온 점을 개선해 지하도상가 임차기회를 시민 모두에게 되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을 명예훼손, 모욕죄, 공무집행방해죄로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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