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켐스를 인수하며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2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추가로 수억원 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5년 4.30 재보선을 앞두고 당시 열린우리당 김해 갑 후보로 출마했던 이정욱(59)씨에게 수억원 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지냈으며 당시 출마했던 재보선에서 낙선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 진술 조사 및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이라며 "피의사실 공표문제로 인해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10억원은 넘지 않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뒤 이날 새벽에 주거지인 경기 분당에서 이씨를 체포해 현재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내일중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박 회장이 정대근 전 회장의 홍콩 차명계좌로 250만달러의 해외비자금을 건넨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의 아들(38)은 박 회장이 건넨 해외 비자금 가운데 150만~200만달러를 사용해 2008년 6월7일 홍콩 침사추이 타워식 아파트를 친척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회장이 휴캠스 인수 후인 2007년 6월께 정 전 회장에게 후사한 금액인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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