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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쉬어가자..기준금리 5개월만에 동결

급격한 인하에 속도조절론...유동성 함정, 물가상승도 부담..최악의 경기하강에 시장우려 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인하 전망에도 불구 5개월만에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동결한 것은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와 소비자물가가 상승 전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3.25%포인트나 급격히 내리면서 속도조절론도 제기된데다 이에 따른 저금리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책의 연속성 및 국내 경기의 심각한 추락에 금리 인하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5개월만에 전격 동결=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전격 동결한 것은 지난 10월 이후 무려 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지만, 일부 국채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소비자물가가 뛰는 등 금리 인하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정책 효과 점검차원에서 속도조절이 불가피 했다는 의견이다.

특히 유동성 함정 우려가 동결요인으로 가장 컸다는 관측이다.

유동성 함정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통화량을 늘려도 회사채 및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아 금리ㆍ통화정책이 효력을 잃은 상태를 의미한다.

한은은 이에 해당하는 기준금리가 1.5∼2.0%라는 것이 대체적인 인식이다.

또 그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도 다시 오른 점도 금통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7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석유류, 농산물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빼고 계산한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5.2% 올랐다. 물가상승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달러당 원화값이 1600원 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이탈해 외환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환율ㆍ물가보다 경기 쪽의 비중이 조금 더 커 보이지만 너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속도조절 차원에서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추락이 문제=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내 실물경기가 최악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최대한 동원해야하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은 찬물을 끼얹는 셈이라는 것.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동향을 보면 현재 실물경제는 재정지출과 양적완화 정책을 총동원해야 하는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와 투자, 수출 등 거의 모든 거시 실물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1분기 GDP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6% 급감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0년 1월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수정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3.4%로 1998년 4분기(-5.6%)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아울러 유럽 국가들이 최근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하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는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 회복이 우선"이라며 "정책의 연속성과 경기회복을 위해 인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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