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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 광주 원룸가 동거족 '붐'

2∼3명 짝지어 방구하기 대세
"계약땐 반드시 공동명의로 명시"


직장 6년차인 간호사 김모(28ㆍ여)씨는 매달 꼬박꼬박 들어가는 생활비 60만원이 버겁기만 하다. 월 150여만원을 받으며 일하던 그는 방세로 30만원, 식비 및 용돈 30만원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건 고작 몇 만원에 불과하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 60만원을 줄여보고자 고민 끝에 결국 남자친구와 동거를 결심했다. 덕분에 방세와 전기세 및 식대를 절반 수준인 30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IMF때보다 어렵다는 요즘, 광주지역 원룸 가에는 경기침체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고자 세대를 합치는 이른바 동거 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오후1시 광주시 서구 쌍촌동 호남대학교 인근 원룸 촌.
이 곳에서는 원룸 등 작은 규모의 공간에서 2∼3명이 함께 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수업을 받으러간다는 여대생부터,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직장인들까지 동거문화에 동참한 젊은 세대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단연 팍팍해진 경제난에 생활비 절약은 물론, 한 푼이라도 아껴 목돈을 만져보자는 젊은 세대로 기꺼이 동거 족에 합세했다.

또 동거문화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변화도 이 같은 문화를 재촉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20대 여성들의 이성간 동거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여성 응답자들의 37.6%가 동거에 찬성한 가운데 20~29세 여성들의 찬성률은 55.6%나 차지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들의 동거문화에 대한 가파른 인식 변화는 동거 족을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가 어려운 요즘에는 생활비를 많게는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구 풍암동 동부센트레빌 근처 신축 원룸(39㎡)은 보증금 200만원에 월 30만원 선. 북구 중흥동 전남대 인근 원룸(39.67㎡)은 보증금 200만원에 23만원이며 동구 지산동 조선대 인근 원룸(33.06㎡)은 보증금 200만원에 월 30만원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혼자가 아닌 둘이 거주할 경우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에서는 원룸 임대가 활발해 빈 원룸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쌍촌동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고 있는 한모(50)씨는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2명이 살만한 집이나 방이 두 개가 딸린 집 등을 찾는 문의전화만 하루에 5통에 달한다"며 "20가구 중 방이 하나 남았는데 오후에 방을 보러 올 사람들이 3명이다. 빈방도 없고 해서 먼저 보증금을 내건 사람에게 넘겨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승조 광주지부장은 "동거가 불가피할 경우 계약서를 반드시 공동명의로 하고, 동거에 따른 각자의 분담비용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광남일보 강승희 기자 ksh262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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