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칼 뺀 삼성증권 7명 재계약 안해
중소형사선 '스타 모시기'...연쇄 이동 예고
#1 A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아침마다 위장약을 몇 개씩 챙겨 집을 나선다. 이달말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의 재계약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보니 스트레스성 위염 증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란다. 업계 최다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증권사다 보니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연봉 책정이나 재계약 여부를 놓고 두뇌 싸움, 입씨름에 지쳐가는 요즘이라며 고충을 털어놓는 그다.
#2 B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나보다 연봉이 높은 후배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있다"며 "이번 재계약 시즌엔 내 몸값을 올리거나 그들 몸값을 낮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진다. 시장이 어려워지다 보니 구조조정 1순위가 되고 있는 리서치센터로서는 고연봉 애널리스트가 다소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는 얘기다. 반대로 고연봉 애널리스트들은 재계약이 무사히 성사될 때까진 몸을 사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는 요즘이다.
#3 C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친분이 두터운 D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최근 전화를 걸었다. 재계약이 결렬된 애널리스트에 대해 이른바 "영입해도 괜찮겠냐"는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애널리스트들의 증권사 간 잦은 이동은 놀랄 일이 아니지만 불가피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연쇄 이동이 일 조짐이다.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태세다.
3월 말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의 재계약을 앞두고 폭풍 전야와 같은 고요함 속의 긴장감이 팽배한 상황.
인사권을 쥔 입장에서는 '자기 자식'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 안타깝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선 리서치센터의 거품을 빼는 게 증권가 구조조정의 최우선책이 되고 있다.
반면 피인사권자이자 계약직인 애널리스트들은 재협상을 앞두고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장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어느 때보다 '살 떨리는' 재계약 전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의 지휘 하에 최근까지 7명의 애널리스트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했다. 이들은 리서치센터가 아닌 다른 부서로 보직 전환을 하거나 회사를 아예 떠날지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상태.
추가로 재계약 여부 심사대에 오른 애널리스트도 남아 있다. 계약직이 아니지만 업무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보조연구원(RA)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당 업종에 대해선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고 특히 주니어급은 역량 있는 시니어급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칼을 빼든 삼성증권에 이목이 쏠린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리서치센터 간 인력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 돼버린 것.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공백을 채워줄 인력이 필요한 데다 삼성증권에서 짐을 싼 인재들이 또다시 어딘가의 증권사로 둥지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재계약이 결렬된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타 증권사 관계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이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 규모가 다소 작거나 신설 증권사의 경우에도 애널리스트 영입을 위해 분주하다. IBK투자증권은 스몰캡 담당을 포함해 추가로 3명 정도의 애널리스트를 새로 들일 예정이다. 이트레이드증권도 20~30명 규모의 리서치센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최근 드러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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