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59.26p(3.29%↑)..환율 1551.0원(-1.40원)
경칩을 하루 앞둔 4일, 금융시장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코스피는 환율 안정세와 중국발 훈풍에 힘입어 3% 이상 상승하는 등 한껏 날개짓을 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다우지수의 7000선 붕괴와 S&P500의 700선 붕괴라는 뉴욕발 악재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재빨리 오름폭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날밤 뉴욕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나타낸다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점칠 수 있는 국면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화두였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 내린 1551.0원으로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환율과 주가의 안정세가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의한 것이었던데 비해 이날 강세는 시장 주변 여건이 비교적 양호했다는 점에서 한층 더 의미 있는 상승세였다.
채권시장은 단기물이 강세를 보인데 반해 중장기물은 약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국채선물은 3틱 오른 111.78에 마감했다.
◆코스피 3.29% 상승 1059.26p..'반등신호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하루 앞둔 국내 증시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었다. 뉴욕증시가 연거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불안감을 둘러싼 각종 악재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추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진정된데다 기관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경기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 및 경기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4% 이상 급등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 강세도 국내 증시 상승탄력 회복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3.69포인트(3.29%) 오른 1059.2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관은 1621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72억원과 175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매수세(101계약)로 돌아섰다. 장 초반 매도세를 유지하며 프로그램 매물을 이끌어냈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프로그램 매물 규모도 1093억원 수준으로 줄었다.(차익 136억원 순매수, 비차익 1229억원 순매도)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기계(8.71%), 의료정밀(6.37%), 증권(6.33%) 등의 강세가 유독 돋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3500원(2.84%) 오른 48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포스코(3.05%), 현대중공업(6.38%), LG디스플레이(5.65%)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다만 KT&G는 전일대비 400원(-0.52%) 소폭 하락한 7만6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관련주인 두산인프라코어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조선, 해운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상한가 29종목 포함 702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130종목이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2.14포인트(3.49%) 오른 359.90으로 사흘만에 상승전환했다.
◆환율, 당국 추가개입 경계감에 롱스탑 매물 쏟아져..1551원(-1.4원)
원ㆍ달러 환율이 이틀연속 하락하며 안도랠리를 펼쳤다. 국내증시가 중국증시 훈풍에 30포인트 이상 급등세를 보였고, 단기고점 인식에 따른 매물대 저항도 나타났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 하락한 1551.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1560.00원으로 7.6원 상승해 출발한 원ㆍ달러 환율은 장초반 153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전일 매도에 대한 숏커버성 물량이 출회되며 상승반전하기도 했다. 오전 한때 1578.50원을 기록하며 158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1600원선 부근에 대한 단기고점 인식과 롱스탑이 나오면서 하락으로 급반전했다. 오후 내내 1550원선에서 지리한 공방을 벌리던 원ㆍ달러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550원을 깨고 하회하기도 했다.
정부당국자가 환율안정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도 환율하락에 일조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조해 외환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외환시장 안정의지를 재확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지속적인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저가결제수요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1550원이 지지된 것은 못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단기고점 인식과 저가결제수요가 줄다리기를 벌였다"며 "상승추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불안이나 호재 요인에 따라 당분간 일희일비 하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단기물 강세 vs.중장기물 약세..국채선물 111.78(+3틱)
국채선물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장 초반 하락세를 만회하고 소폭 상승 마감했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3틱 상승한 111.78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5틱 상승한 111.80으로 개장했다. 오는 17일 만기를 앞둔 3년물 국채선물에 대한 저평 인식과 함께 전일 20일과 60일 이평선 상향 돌파라는 기술적지표 호전으로 장 초반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원ㆍ달러 환율이 1578.50원까지 상승하고, 오는 9일 2조5640억원어치의 5년물 입찰을 앞둔데 따른 조정심리가 작용하면서 곧바로 약세로 반전해 111.62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고점 인식과 개입경계감을 보이며 하락반전하면서 국채선물 역시 강세 반전했다. 특히 채권현물시장에서 은행채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선물 저평가폭이 확대되면서 매도세의 진입이 어려워진 것도 강세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111.89.
장마감 무렵 국채선물 112.00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대기매물이 출회되며 111.85선을 유지하지 못한 채 되밀렸다.
매매기관별로는 증권이 2499계약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은행과 개인도 각각 205계약과 139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과 기금이 각각 848계약과 589계약 순매도했다. 보험사도 495계약 순매도세를 보였다. 장초반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은 순매도로 반전해 476계약 순매도를 기록했다.
저평가수준은 전일 17틱 대비 확대된 26틱 수준을 기록했고, 거래량은 6만989계약을 보였다. 미결제 수량도 15만3497계약을 기록해 전일 15만6172계약 대비 2675계약이 줄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환율하락과 더불어 국채선물 저평가폭이 확대돼 매도세 진입이 어렵게 됨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