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경제위기와 관련, "'이런 때니까 대통령이 됐구나' 이런 생각도 한다. 어려우니까 대통령이 됐다고.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생활공감 주부 모니터단' 출범식에 참석, "이 위기를 맞아서 피할 수 없지만 가장 먼저 탈출해 보자 이런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에서 취임 이후 지난 1년간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경제위기 극복에 주부들이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모든 분야 일류가 목표다. 근데 사실 참 금년이 어렵다"며 "(지난해) 기름값 올라가서 극복하면 되는가 해서 10년 후에 대비해 유전 확보하고 정책 만들고 하다 보니까… 또 그게 될 만하니까 전례없는 세계적 위기가 오더라"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유가에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어려움이라는 것.
이 대통령은 "미국이 인재와 전문가가 다 모여 있는데 근데 하루 전날까지 몰랐다"며 "과학과 발달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불과 며칠 전에 호화 파티하고 비용 쓰고 토론회하고 그랬다. 그 회사의 CEO도 몰랐다. 미국 정부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발동되고 온 세계가 예외가 없다"며 "근래는 다시 동유럽이 어려워지고 그게 서유럽으로 가고 다시 아시아로 가고 그래서 중국 일본, 한국이 가만히 앉아서 벼락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IMF 때는 우리만 위기여서 정신차리고 물건 잘 만들면 됐다"면서도 "최근 상황은 세계가 더 어려우니까 아무리 물건이 좋아도 팔 데가 없고 더 어렵다. 그래서 백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앞으로 없을 것 같은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위기를 통해 세계의 질서가 새롭게 잡히고 순위도 바뀐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준비를 잘하면, 아마 그런 나라는 위기 후에 잘되고, 위기 극복에 급급한 나라는 국가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고 위기 이후까지 내다보는 치밀한 대비 태세도 강조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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