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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피해中企, 환율폭등에 "속이 탄다"

원달러 환율이 24일 장중 1510원대로 급반등하면서 키코손실을 입은 중소기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통화옵션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데 이어 또 다시 고환율에 따른 추가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부를 상대로 호소하고 은행권을 상대로 법적 소송도 나서고 있지만 환율폭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키코는 대부분 매월 환율변동에 의한 환헤지 거래를 은행과 해야한다. 3월을 앞둔 상태에서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당장 손실액이 더 커지는 것이다. 기업들 대부분이 키코 계약을 맺을 때 2007년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했으며, 시장전망과 금융기관의 조언에 따라 약정환율을 900원대 초반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확정손실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가 집계한 키코피해업체 187개사의 피해액을 다 합치면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총손실액 5000억원이 발생한다.

실제로 휴대폰 부품 등을 제조하는 A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키코 피해액이 약 19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키코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이지만 지난해 말 환율이 조금 내려갔을 때 확보해둔 달러와 수금액으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엔화 상승 등으로 일본의 동종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등 호재도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LCD 제품을 취급하는 B사는 올해말에 키코 계약 만료를 맞으며 지난해 급락했던 주가가 회복세에 있고 대형 계약건을 연속으로 따내는 등 수출도 잘 되고 있으나 환율 상승의 압박으로 현금 자산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일시적인 환율 급등 현상일 수도 있지만, 수출 급감과 달러 부족으로 어려운 기업 입장으로선 하루하루가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법적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은행들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키코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도 최근 재판부가 업체보다 은행쪽의 편을 많이 들어주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반대거래로 많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 손실을 입증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대거래, 즉 통화옵션헤지거래란 은행이 수출업체와 키코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달러를 매도하는 것이다. 들어오게 돼 있는 달러를 다른 쪽으로 넘겨 환리스크를 덜기 위한 방편으로, 은행들은 대부분 키코 판매에 따른 수수료 마진만 챙긴다. 업체들이 달러 정산을 안해도 되는 계약을 맺었다면 은행들은 반대거래를 맺은 외국은행들에게 달러를 내주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시티 은행의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파생상품으로 인한 이익이 7600억원에 달해 총 수익 등을 감안할 때 반대거래가 그만큼 적었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판단이다.

은행이 업체를 도와주는 척하며 속으론 압박을 멈추지 않아 직원급여, 거래대금 등의 자금 문제를 해결 못한 업체들이 파산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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