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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건조사인 STX유럽이 개최한 크루즈선 레고 모형 디자인 대회서 한국의 30대 직장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STX는 인천 부평구에 사는 자동차사 연구원 김규성(30세)씨가 올해 STX유럽이 처음으로 개최한 크루즈선 레고 모형 디자인 대회서 우승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독창적인 미래형 크루즈선을 디자인하는 혁신부문(Innovative category)과 현재 STX유럽의 핀란드 투르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씨즈(Oasis of the seas)’호와 똑같은 모형을 만드는 오아시스부문(Oasis category)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 씨는 이 가운데 창의성이 중시되는 혁신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응모자들은 레고 제작 열기가 높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지역이 대부분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한국인이 혁신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
김씨가 출품한 ‘나드리아(Nadria)’호는 1만7000여개의 레고 블록으로 만든 길이 150cm, 높이 40cm의 크루즈선으로, 독창적인 디자인은 물론 친환경적 요소를 훌륭히 반영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STX유럽의 한 관계자는 “태양열 집열판으로 제작한 선박 지붕(Solar Canvas), 헬스클럽내 운동장비에 발전기를 장착해 승객들이 운동을 하는 동안 선박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고안된 친환경 체육관(Eco-fitness center) 등 친환경 크루즈선의 미래를 제시한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위급시 선박에서 분리돼 구명보트로 변환하는 객실과 해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선박 하단에 설치된 잠수함, 로보트 개의 경주와 K-1을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경기장 등 재미있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김 씨는 오는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씨트레이드 크루즈 쉬핑(Miami Seatrade Cruise Shipping)' 행사에 수상자 자격으로 초대된다. 김 씨는 자신이 디자인한 크루즈선 모형이 실제 레고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독할 예정이다.
대학에서 전기전자제어공학을 전공한 김 씨는 대학생이던 지난 2002년부터 레고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 달 넘게 회사에서 퇴근한 뒤 새벽 1~2시까지 크루즈선 설계에 매달렸다.
김 씨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오아이스 오브 더 씨즈 등 STX유럽의 크루즈선들을 유심히 관찰했다”며 "STX유럽이 건조한 크루즈선의 혁신성과 아름다움이 매우 인상깊었으며 미래의 레저산업은 크루즈선이 중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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