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2, 3세들이 코스닥 시장을 또 다시 기웃거리면서 재벌가 테마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CD장비업체인 에이디피엔지니어링(에이디피) 주가는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동안 59.44%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7.87% 오른 것과는 비교된다.
에이디피 주가가 이처럼 단기간 급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범 LG그룹이 있다.
에이디피 최대주주인 허광호씨와 특수관계인은 지난 13일 보유 주식 474만주(지분율 25.09%) 및 경영권을 구본욱 씨 외 10명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LG디스플레이와 구본엽 LIG건영 부사장을 대상으로 84억4000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에이디피의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 구본욱 씨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의 형인 구자성씨의 아들로, 구 부사장과는 사촌관계다.
지난달 말 롯데가의 인수 재료로 주가가 들썩였던 네오웨이브도 지난 16일 다시 가격제한폭까지 뛰면 재벌가 테마에 재차 편승했다.
네오웨이브는 지난달 29일 최대주주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조카 신동훈씨로 변경됐다고 공시가 나간 후 10거래일 동안 무려 200% 이상 상승한 후 지난 12일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다는 공시 후 이틀만에 24.1%나 급락한 바 있다.
이와함께 지난달 말 GS일가인 스마트로와 인수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이니텍 주가도 순식간에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난달말 15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2250원(16일 종가)까지 치솟은 상태다.
스마트로는 GS홀딩스의 정식 계열사는 아니지만 지분 중 79.22%를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재벌가의 최대주주 등극이 심리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과거 일부 재벌 테마주가 주가 조작 등에 연루됐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벌가 인수로 펀더멘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단기간 급등한 주가는 곧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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