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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호기심이 끊어지면 早老한다

시계아이콘01분 57초 소요

“통념을 깨면 새로운 시장이 보입니다.”
너무나 흔히 들어온 말이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요즘 웬만한 도심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스크린골프’란 간판을 보면
아직도 새로운 시장은 널려있고 또 통념을 깬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창업 8년 만에 ‘스크린골프` 아이템 하나로 연매출 1000억원대 벤처기업을 만든 김영찬(64) 대표가 바로 그런 분입니다. 평소에 실내골프연습장을 들락거리다가 가끔 야외로 나가는 게 평범한 골퍼들의 일상인데 그는 그 좁은 지하 연습장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마치 필드로 나간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스크린골프’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대단한 발명이나 착상은 아닙니다.
스크린은 어디서나 구 할 수 있고, 컴퓨터상에서 가상공간을 만들어 3D영상으로 처리하는 것도 알려진 기술이고, 국내에 널려있는 좋은 골프장을 촬영하여 영상 처리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게 만든 신생프로그램을 전국의 실내골프장에 판매한 결과가 연 1000억원대 매출인 것입니다.


혹시 스크린골프 해보셨나요? 초보자들도 실전에 앞서 꽤 애용한다고 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저녁 늦도록 내기도 하면서 ‘나이스 샷!’을 외치며 웃는 소리들이 제법 크게 들립니다. 물론 ‘바다이야기’같은 성인오락이 호된 단속으로 사라지는 절묘한 순간에 히트한 운 좋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부작용도 당연히 있을 테지요.

그러나 남보다 먼저 다른 것을 생각하는 능력에다 기초자본이 투입되면 대박 아이템이 하나 나온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많은 개발비용이 들었고 그 사이에 누가 그걸 먼저 개발해서 팔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생각처럼 누구나 가능한 게 아니란 현실입니다.


닌텐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닌텐도는 일본의 휴대용 게임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 아이들 대부분이 즐기는 제품이지요. 하지만 이 닌텐도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도 이러한 게임기를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입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정부차원에서 급조된 게임산업 지원책이 마련되는 모양입니다. 그동안 단지 대통령이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닌텐도가 만들어지지 못했었다고 간절히 믿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도 게임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게임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을 깨고 왜 나이든 사람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답은 게임이 다른 연령대가 즐기기에는 너무 어렵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었지요.


닌텐도는 5세부터 95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간단하게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고안해 냈고, 결과는 세계적인 대히트였습니다. 치매염려가 생기는 중장년층까지 게임인구로 유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닌텐도의 상상은 위로 이어집니다. wii는 리모컨같은 기기를 잡고 화면을 보면서 몸동작을 통해 야구도 하고, 권투도 하고, 체조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40세가 넘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게임 개발자가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을 주고 운동이 되면서 건강을 체크하는 게임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합니다. 온라인게임이 게임의 전부라고 생각한 착시에서 벗어나 ‘모두가 즐기는’이라는 원점에서 게임을 재정의 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을 가로막는 우리의 게임에 대한 통념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을 폐인으로 만들고, 사람을 도박에 빠뜨리고, 중독성이 있다는 등 게임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게임이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대세이다보니 장점을 발견할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노인이 무슨 게임을 해?’라는 통념을 버리면 노인들에게 즐겁게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닌텐도는 사장을 포함해 경영진 6명 중 4명이 게임 개발자 출신이라고 합니다. 20년 이상 게임만 개발해온 40~50대의 베테랑들이 경륜에서 우러난 노하우를 젊은 개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게임 개발자의 은퇴연령은 40세가 안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조로(早老)하는 사회가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의 ‘닌텐도’와 한국의 ‘스크린골프’에서 발견합니다.


오늘은 내일보다 젊은 날입니다. 호기심이 끊어지는 날, 우린 젊음의 뒤통수를 보게 됩니다. 호기심으로 충만한 주말과 휴일되시기 바랍니다.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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