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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최근 한국드라마의 키워드는 단연 '막장'이다.
KBS1 '너는 내 운명'과 SBS '조강지처 클럽', '아내의 유혹' 등이 높은 인기를 얻은 결과다. 불륜, 혼외임신, 복수, 배신, 폭력, 협박, 출생의 비밀, 정략결혼 등이 막장드라마의 필요조건들로 꼽힌다.
현재 방송되는 평일 드라마는 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이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 드라마의 특징은 근래 한국드라마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막장드라마'라는 점이다. 안하무인 재벌가문을 등장시켜 계급차별을 자극적으로 다룬다는 점 또한 공통점이다.
분명한 차이는 있다. '꽃보다 남자'가 청소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믹한 막장드라마라면, '미워도 다시 한번'은 중년 주인공에 초점을 맞춘 심각한 막장드라마라는 것이다.
'꽃보다 남자'는 극단적인 계급 차이를 코미디와 로맨스의 소재로 활용한 드라마다. 재벌이 곧 막장 콘셉트의 시작인 것이다.
극중 구준표(이민호 분)와 '신화그룹' 강회장(이혜영 분)은 보통 사람을 벌레 보듯 하는 인물들이다. 금잔디(구혜선 분)을 대하는 강회장의 태도에는 계급차이에 대한 인식이 멸시라는 이름으로 깔려 있다.
부와 권력을 물려받은 2세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꽃보다 남자'는 폭력, 협박, 차별, 납치, 왕따 등의 소재를 곳곳에 배치해 자극성을 더한다. 코믹함과 불쾌함, 대리만족이 공존하며 '꽃보다 남자'만의 막장 콘셉트를 만들어낸다.
중년의 사랑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미워도 다시한번'은 죽은 첫사랑을 못 잊고 살아가는 한명인(최명길 분)과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이중생활을 하는 명인의 남편 이정훈(박상원 분) 그리고 정훈의 첫사랑이자 내연녀인 배우 은혜정(전인화 분)의 복잡한 관계를 그린다.
여기에 명인의 바람둥이 아들 이민수(정겨운 분)과 오로지 성공만을 좇는 아나운서 최윤희(박예진 분)의 관계가 더해지며 이야기는 막장 콘셉트에 더욱 가까워진다.
불륜을 저지른 정훈에게 복수하려는 명인과 정훈을 파멸시키려 하는 혜정의 관계는 '아내의 유혹'에서 보여준 삼각관계의 또 다른 변형이다.
이러한 막장 콘셉트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은 우월감으로 똘똘 뭉친 재벌 모자의 행동이다. 명인과 민수의 언행은 '꽃보다 남자'의 신화그룹 모자처럼 불쾌함과 대리만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때로는 이들을 욕하면서도 때로는 이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중독적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것은 대체로 호감과 비호감의 극단적인 상호모순 속에서 이뤄진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KBS2의 평일 밤 드라마는 재벌과 막장을 결합시킴으로써 시청률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높은 시청률에 비례해 비판 어린 시각도 늘어나는 추세다. '꽃보다 남자'와 '미워도 다시 한번'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와 평가를 얻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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