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티드'에서 평범한 청년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는 어느 날 섹시한 매력의 폭스(안젤리나 졸리)를 만나고, 그녀의 팀에 소속되어 훈련을 받는다. 웨슬리의 최종훈련은 총알에 스핀을 줘 휘어나가 전방 장애물을 피해 최종목표를 타격하는 것이다. 결국 영화의 주인공은 성공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모든 탄환은 총구의 방향으로 직선으로 뻗어나가게 돼있으며 장애물을 피하거나 몸을 이용해 회전시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에 선진국에서는 휘어진 총구를 이용한 총기를 실전에 배치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차기 복합형 소총을 개발해 올해부터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차기 복합형 소총은 공중폭발탄장치를 장착, 건물안 적의 머리위에서 터지는 탄환을 쏘게 된다. 굳이 영화에서처럼 몸을 비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총기가 개발되던 초기에는 탄환과 화약을 따로 소지해 발사 때마다 번갈아가며 투입했으며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는 기름종이로 만든 주머니에 화약과 탄환을 담아 쓰는 카트리지(cartridge)가 개발된다. 이는 곧 금속으로 둘러싸인 금속제 탄피의 시초가 된다.
탄환의 구성은 크게 뇌관, 탄피, 화약(추진약)과 탄자로 구성되어 있다. 탄환 맨 앞부분인 탄자의 경우 대개 납덩어리로 만든 본체를 얇은 구리판이나 철판으로 만든 껍질이 둘러싸여 있다.
납이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납의 독성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나 이는 오해다. 납을 쓰는 이유는 우선 가격이 싸고 비교적 강도가 약해 가공하기 쉬우며 부피에 비해 무겁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사용하는 것이다.
탄환의 규격을 설명할 때 쓰는 '구경'이라는 표현은 총구의 지름, 혹은 탄자의 지름을 말한다. 보통 '38구경', '45구경'이라는 식의 표현은 인치로 나타내는 탄자의 지름인 것이다. 독일 등 유럽대륙에서는 또 '8mm×20mm'라는 식으로 나타내는데 앞자리는 탄자의 지름, 뒤의 숫자는 탄피의 길이를 뜻한다.
탄환은 총기에서 발사후 탄도 궤적을 이루는데 직선으로 탄도를 이루는 소총탄약 및 전차탄약, 곡선으로 포물선 운동을 하는 박격포탄약 및 곡사포탄약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탄약이 발사된 직후 비행할 때 공기의 저항력을 받아 방해를 받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탄환 끝부분에 날개를 부착하는 날개안정법과 탄두를 회전시키는 회전안정법을 사용한다.
날개안정법은 주로 박격포, 로켓탄, 유도탄 등 길이가 길고 단면적이 작은 탄두에 적용한다. 하지만 날개안정법은 날개에 의해 항력이 발생되며 횡방향 바람의 영향을 받게 되는 단점이 있다.
회전안정법은 총구안쪽에 원방향으로 선을 내고 탄환이 이 선에 맞물려 팽이처럼 강제로 회전시키게 된다. 이를 강선이라 하는데 강선을 타고나온 탄환은 회전운동이 주어질때 뾰족한 침처럼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강제로 회전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강선에 탄두가 잘 맞물려야하므로 소구경탄의 경우 탄두의 표면을 질기고 연한 구리합금으로 제작한다.
이런 강선을 타고나온 탄환 때문에 사람들은 대개 과녁을 통과할 때 맞은 면보다 뒷면이 더 큰 구멍이 생긴다고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탄환의 회전은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보통 10~15cm정도쯤에서 회전이 멈춘다. 탄자의 회전이 멈춘다면 탄환이 안정성을 잃게 되고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 주변을 헤집고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탄자는 총구에서 나오는 순간 최고 속도를 보인다. 물론 탄자의 속도는 같은 종류의 탄환이라할지라도 총기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소총의 경우 빠르기가 가장 돋보이는 것은 M16이다. 초당 1000m이며 K2는 920m, K1A기관단총은 이보다 약한 820m이다. 7.62mm탄을 쓰는 러시아제 AK72소총의 경우 710m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적군을 사살할 때에는 80줄(joule)이라는 힘이 필요하며 철모를 관통하는데는 420줄이 필요하다. 소총 80줄의 힘이 미치는 거리 450~500m이다. 이 거리가 사정거리인셈이다.
총포탄 중 가장 빠른 탄환은 단연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며 포구속도는 통상 초속 1400m정도 되는데 120mm급이 되면 1600~1800m로 더욱 빨라진다. 총포탄에서 느린탄중 하나는 박격포탄이며 포구속도가 240m이다. 하지만 느리다고 무시해선 안된다.
박격포는 땅에 떨어지는 각도가 수직에 가까우며 파편이 거의 원모양을 형성한다. 대개 일반 곡사포탄은 낮은 각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파편이 하트모양을 그리게 된다. 당연히 파편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탄환과 포탄이 빠르다고 해서 최고가 아님을 증명한다.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위력을 발휘할 때 최강무기가 되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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