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 성찬 즐겼다면 식탁을 거둘 준비해야"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9일째 이어지면서 이들이 언제쯤 차익실현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12시10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42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난달 28일 이후 9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6000여억원.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 2006년 1월19일부터 2월1일까지로 근 3년만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오전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이 시간 지수는 2.81포인트(0.23%) 내린 1207.57포인트.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최근 잇단 순매수세에 최근 코스피 지수가 단기 급등한 만큼 지수가 1250∼1300선대에 근접한 수준에서는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염두한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하고 있다.
펀더멘털 요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만의 독주가 더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원·달러 환율 등 우리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싸 보인데 따른 것이었다"며 "주가 멀티플이 12∼13배 수준이 되는 지수 1300선에서는 더이상의 매수세가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3월이 되면 글로벌 자금시장 우려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며 "외국인 차익실현 시기 역시 미국의 경기 부양안이 발표되는 이번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저점 이후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소재, 산업재, 에너지, IT섹터의 흐름을 감안한 체감지수는 이미 1500포인트에 근접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뜻밖의 성찬을 즐겼다면 이제는 서서히 식탁을 거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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