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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오늘은 내일보다 젊은 날입니다

시계아이콘02분 31초 소요

오늘 아침 눈에 띄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전직 검사장 얘기였습니다. 검사장까지 지낸 분이 한 지방자치단체의 5급 계약직으로 변신했다는 것입니다. 검사장 경력에 대통령직속 부패방지위원회 위원까지 역임한 그는 민원즉심관을 자처했다고 합니다. 해당 지자체가 법조인 출신을 이 자리에 채용키로 하고 대상자를 찾았지만 대우와 보수 때문에 지원자가 한 사람뿐이어서 그를 채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의 나이는 69세였습니다.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심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계약직, 그것도 5급밖에 되지 않는 말단 공무원 신분을 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썩히기보다는 사회로 돌려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그로 하여금 그런 선택을 하게 했을 것입니다.



이 뉴스를 접하며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과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이라는 분입니다. 그는 한때 국회의원으로 민의를 대변하기도 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안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조그만 학교(한국디지털디미어고교)에서 교장선생님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6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선생님을 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의 빌게이츠를 키워보자는 꿈 때문이었습니다. 대학총장과 이사장을 비롯해 대기업, 법무&회계법인의 고문 등 좋은 제안을 뿌리치고 인재를 길러내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는 요즘 자신이 목표했던대로 이 고등학교에 인생을 걸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전체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한다는 각오로 뛰고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손주를 둔 60대 중반의 얘기입니다. 그는 손자가 할아버지라 부르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손자에게 부탁했습니다.



“앞으로는 할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할아빠로 불러다오.”



스스로 늙어가는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할아빠로 불려진다해서 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먹은 나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된 자신의 입장을 우울해 하기보다 그 상황을 긍정형으로 돌려보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할아버지와 아빠의 중간입장에서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한 것입니다.



시니어세대, 실버세대의 고정관념을 얘기할 때 흔히 거론하는 재미있는 사례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노인과 도르레에 관한 얘기입니다. 중국에서 나온 얘기 같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마을의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 늙은 현자를 관찰했습니다. 그 노인은 밧줄에 매단 나무 두레박을 내려서 물을 퍼 담아 두 손으로 당겨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를 본 젊은이는 잠시 사라졌다가 나무로 된 도르레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노인에게 다가가 그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보셨지요?”



“바퀴를 감고 있는 밧줄을 잡으시고 핸들을 조작하면 물을 긷게 되는 겁니다.”

노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만약 내가 이런 장치를 사용한다면 나의 마음은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런 교활한 마음을 가지고서는 나는 더 이상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할 수가 없을 것이네. 얼마 안가서 내 손목이 혼자서 핸들을 돌리는 일을 하게 되겠지. 만약 내 마음과 몸이 내 일을 하고 있지 않게 되면 내 일은 기쁨을 잃게 될 것이네. 내 일에 기쁨이 없다면 어떻게 물이 맛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나?”(마이클 하임의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에서 인용)



물론 이 얘기는 기계에 대한 인감의 적대감을 나타내기 위해 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얘기에서 광속으로 변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주인공 노인의 고정관념 같은 것도 생각했고요.



시니어세대 하면 먼저 떠올려지는 게 고정관념입니다. 그만큼 생각이 신축적이지 못하고 한 가지 시각에 고정되어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많은 경험을 해왔으니 자칫 자신만의 틀 속에 갇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정관념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정관념이 깨질 때 답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앞으로 20년을 더 살지, 30년, 40년을 더 살지 알 수 없는 시니어세대에 대한 고정관념, 또 시니어세대로 접어든 당사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아이작 뉴턴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너무나 허약해 산파할머니가 약을 구해 올 정도였습니다. 성장해서도 나약해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때 영국에서 흑사병이 유행해 낙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와 그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고 그 이치를 찾은 것입니다. 그가 아무런 생각없이 살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도 눈탱이가 밤탱이 되는 경험이상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이미 17세기에 이 세상에 잠시 왔다가 사라진 한 인간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과나무 아래 그냥 앉아있지 않았습니다. 끝없이 답을 찾았기에 떨어지는 사과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찾아냈습니다.



산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삶은 끊임없는 시작이기도 합니다. 변신하려는 작은 노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나이 듦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처음처럼 사는 의지를 다지면 어떨까요? 비디오 테이프처럼 반복되는 생활을 버리면 새로운 시니어세대의 아름다운 구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내일보다 젊은 날입니다.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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