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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조재현-'작전' 박희순, 악역 카리스마 '맞짱'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충무로의 신구(新舊) 연기파 배우 조재현과 박희순이 2월 개봉하는 한국영화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조재현과 박희순은 영화 '마린보이'와 '작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조폭' 두목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독특한 색깔로 영화에 무게감을 더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펼쳐보인 두 배우야말로 한국영화를 살리는 힘이다.

◆ '마린보이' 조재현

조재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다.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김 감독의 진가를 전세계에 알린 것도 일부분은 조재현의 힘이었다. 2001편 드라마 '피아노'를 통해 선보인 명연과 2년 전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 지난해 MBC 드라마 '뉴하트'에서의 뛰어난 연기는 대중들에게 그의 가치를 각인시켰다.

'마린보이'에서 조재현이 연기한 강사장은 미묘한 그림자를 지닌 악당이다. 강인한 남성성을 지닌 강사장의 아킬레스 건은 죽은 동업자의 딸 유리(박시연 분)다. 강사장에게 유리는 딸이기도 하고 연인이기도 하다. 유리와 잠자리를 함께한 남자를 소시지로 때려 죽이는 장면은 강사장의 잔인함과 질투심을 동시에 표현한다.

조재현은 극중 강사장이라는 인물에서 '멋있는 남자'의 모습을 최대한 제거하려 했다고 말했다. 가만히 있어도 남자답고 멋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부산 사투리를 쓰며 조용한 말투로 유리와 천수(김강우 분), 정체불명의 형사 김반장(이원종 분) 사이에서 두뇌게임을 펼치는 강사장이야말로 '마린보이'의 중심을 지탱하는 힘이다.

◆ '작전' 박희순

박희순은 충무로에서 가장 저평가된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 '세븐데이즈''를 통해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한 박희순은 송강호·김윤석 등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이다. 대중들이 그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것은 박희순이 '귀여워' '남극일기' '러브토크' '헨젤과 그레텔' 등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에 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작전'에서 박희순은 한층 물 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전직 조직폭력배인 주식투자자 황종구는 음지의 세계에서 벗어나 폼 나는 사업가의 삶을 살고 싶어 주식투자의 세계로 뛰어든다. 하지만 폭력과 협박, 강압으로 얼룩진 황종구의 삶은 번듯한 주식투자자의 옷을 입고도 변함이 없다.

박희순의 뛰어난 연기는 블루칼라 조직폭력배에서 화이트칼라 사업가로 변신하고 싶어하는 황종구의 허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개미투자자 현수(박용하 분)를 앞에 두고 명품 수제 벨트와 구두를 자랑하는 대목은 황종구의 초라하며 덧없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전'의 주제는 사실상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되는 현수가 아니라 씁쓸한 교훈만을 얻게 되는 황종구인 셈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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