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학계열 5개사 사장이 전원 교체됐다. 유화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을 배치해 조직내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토탈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윤순봉 삼성물산 부사장은 삼성석유화학,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정밀화학을 맡게 됐다. 삼성토탈 박오규 부사장은 삼성BP화학 사장으로 승진 이동했으며 제일모직 황 백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금융전문가로 알려진 유석렬 사장과 배호원 사장이 이번에 새로 화학계열사를 맡게 된 점이 눈에 띈다.
유석렬 사장은 1974년 제일모직으로 입사했지만 이후 삼성캐피탈과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을 거치며 금융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10년가량 금융분야에 종사한 유 사장은 제5 대 한국여신금융협회 회장을 지냈다.
배호원 사장 역시 19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생명보험과 삼성생명 등을 거쳐 2004년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지난해 4월 사임했다가 이번 인사를 통해 복귀했다.
이들과 같은 금융전문가들에게 위기를 맞은 화학계열사를 맡김으로써 조직을 재정비하고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
윤순봉 사장 역시 화학계열사 경력은 전무하다. 1979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윤순봉 사장은 삼성생명,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기획홍보팀장, 삼성물산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이번에 삼성석유화학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마누라ㆍ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전 회장의 '신경영'을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그룹 내 아이디어맨이다. 따라서 폴리실리콘 생산 등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인 삼성석유화학에 윤 사장을 배치해 그 토대를 닦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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