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 정부의 ‘녹색뉴딜’을 ‘녹색 도박’이라고 표현하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8일 아시아판 사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글로벌 경제침체의 시기에 정부가 어떤 식으로 경기를 부양해야하는 지를 이해하고 있는 몇안되는 정치 지도자’라고 추켜세운 뒤 "그렇지만 이번 뉴딜정책은 실효성이 의심되는 실망스런 정책’이라고 평했다.
4년에 걸쳐 50조원을 쏟아 붓는 녹색뉴딜 정책은 올해에만 14만개의 일자리를 비롯해 총 95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녹색뉴딜 정책이 수출 감소, 실업자 양산 등의 한국 경제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을 위한 재원 조달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실행을 위해서는 결국 세금을 올리기거나 차입을 늘리는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WSJ는 이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의 공약과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에 못 이겨 오판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서 '녹색 도박'에 내기를 걸기보다는 공기업의 민영화, 개인 및 법인세 감세 등 이 대통령이 여태껏 추진해온 정책을 고수하면서 개혁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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