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까지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대치 은마아파트, 개포 주공 1단지, 잠실 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30일 롯데물산에서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를 재개해줄 것을 요청함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기존 입장을 선회해 현행 국토계획법상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에 따라 1종은 200%, 2종은 250%, 3종은 300%를 각각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2006년 2월 '2010 서울시 재건축기본계획'을 통과시키며 1, 2, 3종 주거지역별 용적률을 각각 170%와 190%, 210%로 정했고 이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침체된 재건축아파트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형ㆍ임대주택 등 도심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같이 방향을 선회했다.
현재 강남 대치 은마아파트 109㎡(33평형)의 호가는 8억4000만원~5000만원 정도이며 8억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온 상태다. 평당가격은 약 2645만원 정도다.
대치 은마는 한 달 전만해도 7억선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22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강남 투기지역 해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8억선까지 가격이 회복됐다.
이 지역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용적률 상한 소식을) 매도자가 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매수세는 더욱 많아질 것이고 가격이 회복되는 건 당연지사”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매수자 입장에서 재건축시 추가분담금을 지불한다고 해도 10억원선까지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라며 “투기지역 해제까지 겹친다면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며 매수를 권했다.
개포 주공 1단지 36㎡(11평형)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5억2000만원~5억3000만원대에서 거래가가 유지됐으며 급매물은 소진된 상태다.
이 지역 공인중개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단체 휴무에 들어갔음에도 전화통에 불이 났었다. 2일 도 이같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연말 휴무에도 불구하고 매수, 매도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며 “특히 요 며칠사이 매수를 포기했던 분들은 가게까지 찾아와 닫힌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까지 거래되던 매매가(11평형)가 5억 초반선으로 이번 발표로 인한 가격 상승치는 지역 부동산 업체들과 상의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강남 재건축 관련 소식이 줄이어 나오면서 집값 바닥은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요청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다.
현재 잠실 주공아파트 112㎡ (34평형)의 가격은 3주전만해도 7억원대에서도 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 9억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제2 롯데월드라는 호재로 약 1억원 가량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용적률 완화, 향후 투기지역 해제까지 겹쳐진다면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장은 “11.3 대책 이후 1주간 깜짝 반등세를 보인 적이 있다”라며 “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사업성은 좋아져 반짝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강남 투기지역 해제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 하락폭이 컸던 만큼 내년에는 규제완화 속에 가격도 오를 것"이라며 "이는 내년 강남지역 집값 반등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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