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에게 '인생 플레이'를 선물하고 싶다는 남편의 글이 수백명의 게이머와 게임사를 움직인 감동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지난 18일 밤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 공식 카페에는 아내가 위암 말기 상태로 병원에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랑하는 아내가 31세인 현재 위암 보르만 제4형 복막전이 상태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수술도 항암치료도 불가한 몸 상태로 입원 중이다"라고 밝혔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를 위해 특별한 게임 플레이를 준비한 남편과 이에 응한 유저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
그는 "나와 아내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참 좋아했다. 1등을 하고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이라는 문구를 보는 것이 삶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적었다.
A씨는 최근 한 업체의 지원으로 병실에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내를 위해 '킬'을 당해달라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는 봇(컴퓨터 플레이어) 외에는 5명 이상의 유저를 킬해본 적이 없다"며 아내에게 최고의 플레이를 선물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게시글이 올라오자 당장 지원하겠다", "무조건 참여하겠다"는 댓글이 빠르게 쏟아졌다. A씨에 따르면 약 300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으며, 사연을 접한 게임 운영사와 관계자들도 커스텀 매치 준비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해서 지난 22일 밤 11시에 유명 스트리머와 카페 서포터즈, 관계자, 일반 유저 등 총 99명이 A씨의 아내를 위해 모였다. 그 결과 A씨의 아내는 이날 95킬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 판의 최대 인원이 100명인 게임 특성상 사실상 대부분의 참가자가 그에게 기꺼이 당해준 셈이다.
게임이 끝난 후 단상 위에 올라가 감사를 전하는 A씨 아내의 캐릭터.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
경기 후에는 아내의 캐릭터 주변으로 수십명이 모여 'Good Night'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 장면을 남겼다. 참가자들은 "다음에 또 같이하자"라며 인사를 건넸다.
다음 날 A씨는 후기를 통해 병실에서 게임을 하는 아내의 사진과 함께 심경을 전했다. "아내가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2025년 마지막 날 위암 말기 선고를 받은 후 볼 수 없었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생각도 못한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되어, 정말 좋은 세상이고 행복한 삶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여러분 모두는 우리 가족에게 있어 영웅"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