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임춘한기자
코스피 지수가 7거래일 만에 약세로 장을 시작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지수 현황판에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2.27 윤동주 기자
코스피가 6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6000포인트 안착은 물론 연내 8000포인트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가 코스피 상승의 추가적인 불쏘시개가 되는 한편 내년에 실제 편입 발표가 이뤄지면 1만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74% 내린 6197.49에 개장했다.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이 날은 조정을 받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1.18%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엔비디아가 5% 이상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지수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전날 예상을 뛰어넘는 전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매도 기회로 삼았다. 메모리 반도체 장기 의무 구매 금액이 급증했다는 소식과 인공지능(AI) 산업 과열에 대한 의구심 등이 매도세를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의 예상 순이익을 고려할 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배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이어지며 코스피가 1년 이내에 최고 8000포인트(노무라)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하나증권(7900), JP모건(7500), NH투자증권(7300) 등도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우리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성공한다면 목표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주관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참고해 각 나라에 배분할 투자금을 설정한다. 정부는 올해 6월 발표되는 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에 올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관찰대상국에 등재되면 이르면 내년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이 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MSCI 신흥국지수에 들어가 있는데 선진국지수에 들어간다면 외국인 투자금이 대량 유입되고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최대 547억달러(78조원)의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만약 코스피가 MSCI 선진국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따라잡는다면 코스피 상단은 1만포인트를 훌쩍 넘길 수 있다. MSCI 선진국시장 지수의 12개월 선행 PBR이 3.95인데 코스피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피 PBR이 3.95까지 올라간다면 지수는 이론적으로 1만2000포인트에 가깝게 된다.
MSCI 신흥시장을 놓고 봐도 코스피는 저평가다. MSCI 신흥시장 지수의 12개월 선행 PBR은 2.34인데 코스피는 2.1로 10% 가량 저렴하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측정된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10년 평균을 하회할 정도로 여전히 저평가"라며 "여전히 한국 시장은 선진국 평균은 물론 신흥시장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상승에 따른 부담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추가 상승의 핵심은 반도체 실적이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야 코스피 상단이 더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전세계 상장사 중에서 시총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시총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우선주를 포함해 1416조원이다. 시총 순위는 지난주 14위에서 일주일 만에 12위로 올라섰다.
전세계 기업 시총 1위는 미국의 엔비디아로 시총이 우리 돈 6426조원에 달했다. 2위는 애플로 5741조원, 3위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으로 5324조원이다. 아시아 기업 중에는 대만의 TSMC가 시총 2776조원으로 상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를 앞서며 6위에 올랐다.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인 메타(7위)와 테슬라(9위), 브로드컴(10위) 등이 삼성전자의 시총을 앞서고 있으며 11위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차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시총이 1554조원이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8~9%만 더 올라도 순위가 역전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달에만 주가가 38% 급등하면서 시총도 400조원 가까이 불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어 주가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매쿼리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34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에서 50% 이상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매쿼리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인 30만원을 제시한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수요 대응을 위한 공간 여력, 고대역폭메모리(HBM4) 경쟁력 회복, 파운드리 가동률의 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도 " 강력한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고려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71조원에서 201조원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