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할당관세 악용 '꼼수 업체' 관세조사

할당관세 정책을 악용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일제 관세조사가 진행된다. 일부 수입 판매 업체가 관세 인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리지 않고 판매가격을 유지 또는 인상해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엄단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지난 9일부터 할당관세 정책 취지를 훼손하는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일제 관세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1차로 9개 혐의 업체의 관세조사에 즉시 착수한 데 이어 향후 업체 전반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조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1차 조사 대상에는 올해 전체 할당관세 품목 84개 중 육류 등 국민 먹을거리와 밀접한 5개 품목의 수입 규모 상위 230개 업체 중 9개 업체가 포함됐다.

정부대전청사 전경. 관세청

할당관세는 기본 관세율의 40%포인트 범위 안에서 일정 기간 세율을 인하하는 제도다. 수입 물가와 기업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활용되는 일종의 정책 수단이다.

정부는 이 제도로 에너지, 먹을거리 등 생활물가와 밀접한 품목의 부담을 완화하고 철강·자동차·반도체·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관세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하지만 일부 수입업체가 부당경쟁으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확보하거나 수입 가격을 조작해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불공정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장관회의'에서는 관세청이 할당관세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고강도 조사 및 수사를 벌이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관세청은 이 같은 기조에 맞춰 서울·인천·대구 본부세관에 전담반(43명)을 편성해 불공정 거래 혐의업체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중점 점검 유형은 ▲할당관세 적용 기간 수입 물품 가격을 고의로 높게 신고 ▲부당경쟁으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확보해 국내에서 유통 판매 ▲보세구역 반출기한의 반복적 위반 행위 등이다.

관세조사에서 적발한 업체는 탈루세액을 추징하고 고의적 가격 조작은 범칙수사를 의뢰한다. 또 유통단계에서의 불공정행위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는 등으로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관세청은 관세조사로 밝혀낸 할당관세 제도 악용 불공정거래 과정 등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 제공해 단속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지원한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할당관세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는 불공정거래는 국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민생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할당관세 혜택이 수입·통관단계에서 왜곡 없이 반영돼 실질적인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2024~2025년 관세조사로 할당 물량 수입 후 고가 판매 목적으로 시중 유통을 지연시킨 사례와 제3자 명의로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한 후 관세를 포탈한 사례 등을 조사해 1592억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했다.

경제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