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일본에서는 집 밖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이른바 '바깥고양이'가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외출하는 집고양이·길고양이·들고양이를 모두 포함한 바깥고양이가 일본 전역에서 1년 동안 사냥하는 수가 조류 약 15억 마리, 포유류 약 2억4000만 마리에 달한다고 6일 보도했다.
일본에 바깥고양이가 많은 배경에는 전통적인 사육 문화가 있다. 야마다 후미오 오키나와대 객원교수는 "예전에는 고양이에 대해 수고를 들이지 않고 놓아둘 수 있는 애완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놓아 기르는 고양이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가나가와현 아쓰기시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바깥고양이는 1㎢당 연간 조류 1만3200마리, 포유류 2100마리를 포식했다. 해당 지역은 주택지와 산지가 혼재된 전형적 도시 환경으로, 이를 일본 고양이 서식 면적 전체로 환산한 수치가 바로 15억 마리 규모다.
고양이가 토착 생태계에서 침략적 외래종처럼 작용한다는 평가는 예전부터 나왔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철새센터는 고양이로 인해 멸종한 조류·포유류·파충류가 최소 63종에 달한다고 봤다.
호주의 경우 몇 해 전부터 특정 시간대에 고양이 야외 출입을 금지하는 '고양이 통금령'을 시행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유대류의 일종인 토착 야생동물 빌비와 주머니개미핥기 등을 포함, 호주에서만 매해 수십억마리의 포유류와 새 등이 고양이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양이 통금령을 시행하는 지역에서는 고양이가 통금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주인 없이 바깥에 나간 것이 발각되면 수백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런 규제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양이를 집에서 키워야 장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기에 대다수의 고양이 애호가는 이 규제를 수용하고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고양이는 완전실내사육 시 평균 수명이 약 16세지만 실내외를 오가는 경우 약 14세로 줄어든다. 길고양이는 교통사고·전염병·기아 등에 노출돼 평균 수명이 3~5년에 불과하다. 일본에서 로드킬로 사망하는 고양이는 연간 약 22만 마리로 같은 해 살처분 고양이 수(6900여 마리)의 30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