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월평균 현금사용 4년새 20만원↓…'비상용' 보유액은 늘어

한은,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현금 지출 비중 17.4%…2021년보다 하락
상대적으로 고령층·저소득층 비중 높아
'현금없는 사회' 반대 45.8%

우리나라 국민의 현금 사용액이 월평균 32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과 비교하면 20만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비상금' 등으로 보유한 현금은 같은 기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갑에 들고 다니는 거래용 현금도 소폭 증가했다.

1인당 32.4만원, 개인 월평균 현금지출 줄었다…"비현금 지급수단 늘어"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한국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인과 기업의 월평균 현금지출 규모는 2021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등 비(非)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확대된 영향이다.

개인의 현금지출액은 1인당 월평균 32만4000원으로 4년 전(50만6000원) 대비 36% 감소했다. 월평균 지출액 대비 현금지출 비중도 17.4%로, 같은 기간 4.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지출은 50만원 미만인 경우가 80.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20.8%, 70대 이상이 32.4%로 높았다. 소득별로는 월 가구 100만원 미만인 구간에서 59.4%로 현금지출 비중이 높았다.

기업의 현금지출 규모는 월평균 112만7000원으로 2021년(911만7000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1.9%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현금지출은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97.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20만원으로 4년 전(470만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일상적 경비지출 목적의 현금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종사자수별로는 10인 이상~50인 미만 기업이 80만원으로 같은 기간(1920만원) 대비 크게 줄었다.

1인당 64.4만원, 개인 현금보유는 늘어…"금리하락, 경제 불확실성 영향"

반면 현금 보유규모는 금리 하락과 경제 및 경영 불확실성 등으로 개인과 기업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현금 보유규모는 1인당 64만4000원으로, 4년 전(43만6000만원)과 비교해 47.7% 증가했다.

특히 예비용 현금 보유액은 1인당 평균 54만1000원으로 같은 기간(35만4000원) 52.8% 늘었다. 소득별로 보면 월 가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개인의 예비용 현금 보유액이 18만2000원에서 43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59만9000원), 50대(59만1000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65만3000~66만3000원)가 큰 편이었다.

상품 구매 등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소지하고 있는 거래용 현금은 평균 10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8만2000원) 25.6% 증가했다. 소득별로 보면 모든 구간에서 현금 보유액이 늘었고, 연령별로는 60대(12만2000원)의 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향후 현금 보유 의향은 '예금금리 상승 시 보유현금을 줄이겠다(42.9%)', '경제 불확실성 확대 시 보유현금을 늘리겠다(42.8%)'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금리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개인의 현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기업의 현금 보유규모는 977만8000원으로, 2021년(469만5000원) 대비 108.3%나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12.8%로 같은 기간 6.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보유가 늘어난 것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비상시에 대비한 유동자산을 늘렸다(36.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매출 증가에 따른 현금 취득금액 증가(30.2%)', '현금거래를 통한 익명성 보장(17.8%)' 순이었다. 향후 예금금리 상승 시 보유현금을 줄이지 않겠다는 기업은 29.1%로 줄이겠다는 기업(25.4%)보다 많아, 개인보다 금리 민감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약자 불편" 현금 없는 사회 45.8%가 반대…제도적 보장해야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5.8%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찬성 의견(17.7%)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금융 약자의 거래가 불편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39.1%로 가장 많았고, '비상시 경제활동이 곤란해진다'는 의견도 22.2%로 뒤를 이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84.1%)는 현금이 사라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기업 역시 '현금 없는 사회'에 반대하는 의견이 29%로, 찬성(16.3%)보다 높았다.

거래에서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 '현금사용선택권'의 제도적 보장에 대해서는 긍정 의견이 과반(59.1%)을 차지했다. 2022년 조사(49.6%)보다 상승했다. 다만 최근 1년간 현금 지급 거부를 경험한 비중도 2021년 6.9%에서 5.9%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그간 3년 주기로 개별 실시하던 '현금사용행태조사'와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를 통합해 올해 최초로 일괄 조사했다. 조사 기간은 4월10일~8월11일이며, 조사 대상은 ▲만 19세 이상 개인 2000명 ▲종사자수 5인 이상 일반사업체 1210곳 ▲전통시장 내 상점, 편의점 등 주요 현금취급업체 930곳 ▲금융기관 100곳이다.

경제금융부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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