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이 겨울 추위에 떨고 있어요. 도와주세요'…경북, 성금 모금 빨간불

모금액 작년 72% 그쳐
난방·생활비 지원 못해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전우헌)는 상반기 대규모 산불 긴급 모금, 고환율·고물가 등 경기침체로 올해 '희망2026 나눔캠페인'의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17일 밝혔다.

경북지역 사랑의온도탑 온도는 예년 대비 큰 폭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15일 기준 모금액은 47억7000만원으로 사랑의 온도 27도(전년 대비 72.6%)에 그치고 있다. 캠페인 목표액은 지난해와 동일한 176억 7000만원이지만, 모금 속도는 예년 대비 상당히 뒤처지고 있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불경기에 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어려워지면서 사랑의 온도탑이 차갑게 식고 있다.

경북사랑의열매는 이번 모금 부진이 단순한 실적 저조를 넘어, 경북 22개 시군의 필수 복지 전달체계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사랑의열매는 매년 '경북 배분사업 계획'에 따라 각 시군과 협력해 동절기 난방·전기료 지원, 위기 가정 긴급생계비, 저소득 장애인가정 생활지원, 독거노인 및 중장년 1인가구 안전지원, 아동·청소년 보호 및 돌봄 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등 지역 특성에 기반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겨울을 앞두고 경북 도내 22개 시군에서는 어려운 이웃의 난방비와 생활비 부족으로 인한 긴급지원 상담과 의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포항·구미·경주·안동 등 대도시뿐 아니라 울진·봉화·영양 등 농산어촌 지역에서도 "난방비 부족으로 겨울나기가 어렵다", "갑작스러운 생계 위기를 겪고 있다"는 현장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경북도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동절기 어려운 이웃의 위기는 발생 즉시 생활안정에 직결되는 만큼, 단 하루의 지원 공백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현재의 모금 정체가 지속될 경우 난방 위기가구·돌봄 사각지대 주민들에 대한 필수사업이 축소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전년 대비 상승하면서 난방비 지원 수요까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지역 복지기관들은 "예년보다 지원 요청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추가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손병일 경북모금회 사무처장은 "경북 도민 1인당 약 7000원, 커피 한두 잔의 따뜻한 나눔이 모이면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역 복지 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해 도민 여러분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경북사랑의열매는 ARS 기부(060-700-0060)와 카드·계좌이체·간편결제(페이) 등 모바일 기반 기부 수단을 통해 도민들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손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사랑의열매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기부방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가까운 읍·면·동 주민센터와 도내 주요 언론사에서도 성금 접수가 가능하다. 경북사랑의열매는 "도민 여러분의 작은 나눔이 지역 복지 안전망을 지키는 힘이 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기자 k586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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