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와 협상없어" 주변국 공격
아랍국가들 美 지원 나서나…확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필요시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제한적 공습작전을 넘어 이란에 직접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장기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이 아예 협상을 포기하고 장기 저항에 나서면 미국의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동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무차별 공격으로 주변 중동국가들이 이란 공세에 나설 경우, 중동 전역의 전쟁으로 확전될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지상전 투입 가능성 시사…"파병 망설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상군 파견 가능성에 대해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나는 지상군 파병에 대해 망설이지 않는다"며 "(지상군이) '아마도 필요 없을 것'이거나, 혹은 '필요하면(보낼 수 있다)'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필요시 이란에 지상군 파견도 가능하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향후 중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기간에 대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며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갈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아직 이란을 강하게 공격하는 것조차 시작을 안 했다"며 "큰 파도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지상군이 투입되면 이란과의 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이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 이어 미 지상군의 영토 침입까지 시작되면, 장기항전 명분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메네이 정권의 민심을 잃게했던 경제침체, 민중 탄압 등 그동안의 모든 실패가 미국에 대한 순교에 묻히면서 강경파들의 입지를 넓혀줄 것이란 지적이다.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의 린다 로빈슨 선임연구원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자체가 곧 이란 정권이기 때문"이라며 "하메네이의 죽음이 '순교'로 인식되면 혁명수비대 내 강경파에게 저항의 명분을 제공해 장기전으로 이어질 토양을 구축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 태세로 버티는 이란="美와 협상 없어"
이란도 장기항전을 시사하며 인접 중동국가들에 대해 무차별 공격에 나서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적들은 행복한 날들이 끝났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심지어 자신들의 집에서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하메네이 사후 이란 군사·안보 총괄권을 갖게 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미국과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이 오만과의 중재를 통해 미국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내용을 리트윗한 뒤, "우리는 협상 의지가 없다"며 "트럼프의 망상적 환상이 이 지역을 카오스에 빠뜨렸다"고 맹비난했다.
이란의 무인기(드론) 및 탄도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9개국이 이란의 보복공격에 노출됐고 미국 시설과 관련 없는 공항, 고층 건물, 호텔, 도로 등도 공격을 받고 있다.
중동 내 주요 에너지 시설들도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가동에 차질이 발생 중이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날 이란 무인기(드론) 2대가 전날 수도 도하 남쪽에 있는 메사이드의 발전소 물탱크와 북부 라스라판의 에너지 시설을 각각 공격했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QE)는 이란의 공격에 따라 주요 천연가스 생산지인 라스라판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있는 정유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아랍국가들 美 지원으로 돌아서나...확전 우려
이란의 무차별 공격에 그동안 미국의 이란공격에 반대하며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들이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및 중동 문제를 놓고 이견을 내고 있던 아랍국가들이 사우디와 UAE 중심으로 단일 대오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6개국 외교장관과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의 무차별 공격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배신적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선택지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윌리엄 웩슬러 국장은 "토요일(지난달 28일) 아침 많은 걸프 지역 사람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하며 잠에서 깼지만, 밤에는 이란에 분노하며 잠자리에 들었다"고 전했다. 이란이 UAE,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 걸프지역 주요국의 경제 인프라를 마비시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중단시키려 했으나, 이 전략이 오히려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뜨는 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일 걸프 국가들을 향해 "우리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에 화를 내고 그들을 압박하라"고 주장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트럼프,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 시사…중동 전면전 위기(종합)[미국-이란 전쟁]](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30310554159180_1772502941.jpg)
![트럼프,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 시사…중동 전면전 위기(종합)[미국-이란 전쟁]](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30310571259187_1772503031.jpg)
![트럼프,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 시사…중동 전면전 위기(종합)[미국-이란 전쟁]](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30310575759188_1772503077.jpg)
![트럼프,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 시사…중동 전면전 위기(종합)[미국-이란 전쟁]](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30310595359195_177250319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