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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운임 '트리플 쇼크'…제조업 원가 마지노선 무너지나[미국-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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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인근 유조선 등
선박 대부분 운항 멈추고 대기
작년 원유 수입 69% 중동산

정유업계, 3개월분 물량 확보
석유화학부문, 타격 불가피
항공업계, 국제유가 직접 노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물류 운임이 동시에 치솟는 '트리플 쇼크'가 국내 산업계를 덮쳤다.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 전선에 '중동발 퍼펙트스톰'이라는 대형 악재가 돌출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전반의 원가 마지노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던 석유화학 업계는 원재료비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유가 민감도가 높은 항공업계 역시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국내 구조상 산업계 전반에 '원가 쇼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환율·운임 '트리플 쇼크'…제조업 원가 마지노선 무너지나[미국-이란 전쟁] 중동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한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8.98포인트(1.26%) 내린 6,165.15로, 코스닥은 22.96포인트(1.92%) 내린 1,169.82로 원/달러 환율은 22.6원 오른 1,462.3원에 장을 시작했다. 2026.3.3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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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앞두고 있던 유조선 등 선박 대부분이 현재 인근 해역에서 운항을 멈춘 채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앞두고 있었던 유조선 등 선박 대부분은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 중"이라면서 "현지 상황에 따라 재개 여부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조선의 발이 묶이며 공급망의 혈관이 좁아지자 에너지와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경우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국내 원유 수입의 69.1%가 중동산이며,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왔다.


정유업계는 약 3개월분의 물량을 확보했으며 현재 해협을 통과 중인 국내 유조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봉쇄 장기화 시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정유 시설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의 4월 증산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유가·환율·운임 '트리플 쇼크'…제조업 원가 마지노선 무너지나[미국-이란 전쟁]


석유화학 부문은 당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이 나프타 등 주요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정제마진 위축이 우려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석 에너지 관련 물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나프타 외에도 여타 공급 원료가 필요한 석유화학 특성상 수익이 이전보다 하락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단기 스폿 스프레드 약보합)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재료비 상승이 '기초 체력'이 약해진 석화 업계를 때렸다면, 국제 유가에 직접 노출된 항공업계는 고정비 폭탄에 직면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항공유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며 유가와 연동된다. 2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장중 13% 급등해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서면서 원가 압박이 확대됐다.


문제는 치솟는 연료비를 승객에게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류할증료는 전달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산정되기에 급격한 유가 상승분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또한 고물가 기조 속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해 할증료를 무한정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가·환율·운임 '트리플 쇼크'…제조업 원가 마지노선 무너지나[미국-이란 전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란 사태 관련 민주당-외교부 당정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 김현민 기자

이처럼 대형 기업들이 고전하는 사이 단가 전가 능력이 없는 중소 협력사들은 생산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적자의 늪'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철강·자동차 부품 중소 협력사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유가가 10% 오르면 수출은 0.39%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하며 기업 생산원가는 0.38%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제때 반영하지 못할 경우 중소 협력사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류비 상승도 문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다.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이 3~5일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있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3일 1251.46에서 지난달 27일 1333.11로 81.6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지난달 28일 이뤄진 만큼 해당 지수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산업 전반의 생산 원가를 끌어올리는 만큼 장기화에 대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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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가 상승하면 모든 생산 원가가 오르기 때문에 산업별로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기업이 기본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비축유와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과 정보를 공유해서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원유 사용 비중이 큰 국내 중화학 공업의 생산비용 증대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산업 전반의 생산 비용 증가라는 악재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홍해 수에즈 운하를 통한 물류 운송 차질도 불가피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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