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운동 후 헬스장 샤워실을 맨발로 이용하는 습관이 심각한 감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50만명을 보유한 미생물학자이자 품질관리 분석가 닉 아이커가 공용 샤워실 바닥의 세균 번식을 직접 확인한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커는 헬스장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의 샤워실 바닥을 면봉으로 문질러 채취한 뒤 이를 배양 용기에 옮겨 특수 인큐베이터에 보관했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용기를 개봉하자 두껍게 층을 이룬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그는 "공용 샤워실에서 슬리퍼를 신어야 하는 결정적 이유"라고 강조했다.
헬스장 내 세균 오염 위험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전문가가 지적한 바 있다.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과 프리므로즈 프리스톤 박사는 "헬스장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증식하는 곳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라며 사우나·샤워실·수영장·스파 등을 대표적인 위험 지역으로 꼽았다.
픽사베이
그는 땀 성분이 포도상구균 같은 병원성 미생물의 성장에 적합한 영양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도상구균 중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 있어 감염 시 통증·발열·부종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MRSA가 피부 표면에 존재하더라도 체내로 침투하면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콜롬비아대학의료센터 임상미생물학과 수잔 휘티어 박사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공용 샤워실에서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수건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휘티어 박사는 "아무리 깨끗이 씻는다 해도 피부 박테리아가 수건으로 옮겨붙는다"며 "박테리아의 양은 며칠 사이에 급격하게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몸을 닦은 수건은 박테리아가 번식한다 해도 대체로 건강에 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MRSA와 같은 병원성 세균이 몸에 붙어 있다면 상황이 다르다"면서 "1%도 안 되는 희박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가 혈액으로 침투하면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연구에서는 헬스장 기구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해당 균은 복통·설사·구토 등을 일으키며 탈수나 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조너선 플레처 브래드퍼드대 교수는 "세균보다 바이러스·진균 감염이 더 흔하다"며 사마귀, 무좀 등 발 감염 가능성을 특히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