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전문가 '韓, 대미 협상방식 현명…나쁜 합의보다 낫다'

커트 통 아시아그룹 파트너,
APEC 정상회의 전망 세미나서 발언
주미대사관 경제공사 "무역 합의 기대'

커트 통 아시아그룹(TAG) 파트너. KEI

한미 양국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무역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논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두르지 않는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 방식이 외교 전문가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커트 통 아시아그룹(TAG) 파트너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APEC 정상회의 전망'을 주제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가 시간을 갖고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온 데 대해 "현명한 접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한국이 시간적 압박에 합리적이지 않은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결국 나중에 재협상을 해야 했을 것이고 양자 관계에도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일시적으로 조금 더 높은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나쁜 합의를 서둘러 체결하는 것보다는 아마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임박하면서 양측이 무역 협상에 집중하게 만들고 있다"며 "일정 부분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무역 합의는 미일 무역 합의와 상당히 비슷할 것"이라며 "그 외의 어떤 합의안도 한국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얼마나 많은 투자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실행할 수 있는지, 어떤 조건으로 이행할 수 있는지, 한국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 등 실질적 고려 요소들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경제외교를 담당하는 안세령 주미대사관 경제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방한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전까지 무역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공사는 "안보·투자·무역·기술 협력 분야에서도 한미 간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만날 때 양측은 많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주요 기업은 미국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경쟁사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어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된다면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대통령이 반복해서 강조했듯이, 합의는 반드시 상업적으로 합리적이고, 상호 이익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더라도 APEC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안 공사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APEC의 성공에 있어서 미국 대통령의 참석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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