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 계획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러시아-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이니셔티브가 실제로 실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동 지역의 문제를 정치적 외교적 수단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왔다"며 "가자지구의 유혈 사태를 막고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발표했을 때 러시아가 거의 즉시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설립이 장기적 안정과 이 어려운 문제를 둘러싼 모든 현안 해결의 주요 전제조건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 입장은 구소련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과도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과 대립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평화적인 해결을 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한 1단계 휴전에 합의한 것에 대해 크렘린궁은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분명 이런 노력을 지지한다. 가자에서 이미 휴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체로 만족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환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서명이 이뤄지고 도달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행동들이 뒤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미국 중재자들의 지속적인 작업으로 가능해진 이러한 합의를 환영한다"며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외교적 노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는 민간인들의 고통을 끝내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며 합의 당사자들이 1단계와 그 이후 단계에서 모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자 전쟁 휴전 합의 이행 진행에 따라 오는 15일 모스크바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1회 러시아·아랍 정상회의 일정은 연기됐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아랍연맹(AL) 정상회의 의장인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아랍 정상회의를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가자 지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화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여러 아랍 지도자들이 직접 모스크바에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이 오는 13일이나 14일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