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스 힐턴 집도 '화르르'…사흘째 이어진 LA산불, 피해 추정액만 73조

사망자 최소 5명·피해 더 늘어날 듯
할리우드는 일부 진화돼 대피령 해제
'대피 경고' 대상 주민 현재 20만명 달해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륙 일부 지역에선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해안 지역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화재 지역의 피해 상황은 아직 집계 단계의 초기에 있어 사망자 수와 재산 피해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화재가 더 확산할 위험과 유독한 연기 흡입에 대한 우려로 대도시 권역 전체에서 약 18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륙 일부 지역에선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해안 지역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 외신은 전날 오전 LA 서부 해안가 부촌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한 데 이어 이튼, 허스트, 우들리에서 산불이 났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올리바스, 리디아, 할리우드힐스 등에서 추가 산불이 보고되면서 7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LA와 주변 일대에 번지고 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통제 불능 수준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기준 여의도 면적(2.9㎢)의 약 70배인 202㎢를 집어삼켜 최소 1000여동의 건물이 불에 탔고 15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약 150만가구에 정전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 해안가 부촌에서 난 산불로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역을 맡은 영화배우 마크 해밀 등 상당수 연예인의 집이 불에 타거나 대피해야 했다. AP는 "제임스 우즈(배우), 맨디 무어(가수 겸 배우) 등 여러 유명인 집이 불타고 스타들이 대피했다"며 "배우 캐리 엘위스, 패리스 힐턴도 화재로 집을 잃었다고 밝힌 스타 중 하나"라고 전했다. LA 산불로 할리우드 시상식과 영화 시사회 등 각종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도 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제97회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는 이틀 뒤인 19일로 연기됐다.

산불 확산 이어지면서 진화와 대응에 큰 어려움 겪어

LA 카운티에선 이날 오전 9시 기준 5건의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이 여전히 진압률 0%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방 당국이 밝혔다. 특히 서부 해안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확산이 이어지면서 진화와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 카운티에선 이날 오전 9시 기준 5건의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이 여전히 진압률 0%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방 당국이 밝혔다. EPA·연합뉴스

한인들이 많이 사는 LA 카운티 동부 내륙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은 그나마 전날의 피해 면적 1만600에이커(43㎢)에 머물며 확산이 멈췄다. 하지만 이 지역의 화재 발원지인 알타데나 일대는 화재 초기 불길의 급속한 확산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봐 수색과 복구가 본격화하면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산불 사망자 5명도 모두 이곳에서 나왔다. 사망자가 확인된 알타데나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라크레센타·라카냐다-플린트리지·패서디나와 인접한 지역이지만, 이번 화재로 인한 한인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LA총영사관은 밝혔다.

전날 오후 6시께 유명한 할리우드 거리 북쪽 산지에서 발생한 '선셋 산불'은 다행히 피해 면적 43에이커(0.17㎢) 수준에서 멈춰 진정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일대에 내려진 대피령은 이날 오전 7시30분 기준으로 해제됐다. LA 서북부 밴나이즈 분지에서 발생했던 '우들리 산불'은 30에이커(0.12㎢)를 태우고 완전히 진압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면적 3.5㎢)은 진압률 10%,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면적 1.4㎢)은 진압률 40% 수준이다.

당국에 따르면 LA 카운티 전역에서 현재 17만9783명에게 대피령이 지속되고 있다. 대피령이 떨어진 지역의 인구는 전날 밤의 약 15만5000명에서 이날 2만5000명가량 더 늘었다. 이에 더해 언제든 집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대피 경고' 대상 주민은 현재 20만명에 달한다고 LA 보안관은 전했다. 당국은 이번 동시다발 화재로 수천 채의 건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 최대 금융회사 JP모건 체이스는 이번 LA 카운티의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현재까지 500억달러(약 7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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