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긴 재벌남이 평범녀와 결혼?'…웹드라마에 뿔난 中 정부

"하루아침에 부자되려는 잘못된 가치관 조장"
"드라마 제작 때 현실주의 원칙 중시해야"

중국 정부가 웹드라마 속 '돈 많고 잘생긴 재벌가 남자주인공'의 묘사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26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최근 웹드라마에 대한 제작 지침을 발표하며 "황당무계한 스토리를 그럴싸하게 포장해 중국 기업가 집단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웹드라마 자료사진

중국 당국은 "권력층이나 재벌가와의 결혼을 숭배하고 부추기는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며 "노력 없이 성공하거나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려는 잘못된 삶의 가치관을 조장하는 내용은 엄격하게 배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현실주의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면서 "역사적으로나 당대에 주목받는 중국 기업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소재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국은 재벌가나 최고경영자(CEO)라는 의미의 '패총'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내세워 드라마 제작사들이 인기를 얻으려는 풍토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중국에서 '패총' 장르는 키 크고 잘생긴 재벌가 남성과 조건이 평범한 여성의 연애담을 그린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른바 '백마 탄 왕자님' 이야기와 비슷한 구조다. 당국은 이러한 웹드라마들의 수를 줄이고 퀄리티를 높이도록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드라마는 국내 중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패도총재 로맨스물'이라는 키워드로 알려져 있다. 앞서 중국 드라마 업계에서는 '패도총재'의 남자 주인공과 '캔디' 같은 씩씩한 여자 주인공의 합을 보여주는 콘셉트의 드라마가 여러 차례 인기를 끈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의 규제 소식에 현지 누리꾼들은 "창작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 "그래도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