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아이돌 혹사시키는 韓…뉴진스 하니, 노동자 아니라고?'

뉴진스 사태 다룬 英 BBC "개혁 시급하다"

그룹 뉴진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결론이 나온 가운데 외신은 이를 조명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는 'K팝 스타는 노동자인가? 한국은 아니라고 말한다'(Are K-pop stars workers? South Korea says no)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뉴진스 멤버 하니가 겪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다뤘다.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BBC는 "뉴진스는 지난해 다른 어떤 K팝 걸그룹보다 많은 앨범을 판매했고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팬을 확보했으며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 중 하나"라며 "하지만 뉴진스는 근로자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 결정은 상당한 비난을 받았으나, 이 업계가 엄격한 일정과 치열한 경쟁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BBC는 "이 사건은 지난 9월 멤버들이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어도어 대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후 시작됐다"며 "이후 뉴진스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주장했고, 특히 하니가 괴롭힘을 국정감사에서 증언하겠다고 말하면서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고 했다.

또 BBC는 한국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개인이 근로자로 간주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에 따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는 고정된 근무 시간을 갖고 고용주의 직접적인 감독 및 통제 하에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가수를 포함한 유명인은 일반적으로 독립 계약자로 분류된다"고 했다.

다만 한 전문가는 BBC에 "K팝 아이돌들은 긴 시간동안 연속으로 일한다. 이들에겐 휴식 시간이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다"며 아티스트의 근로권을 보호하는 구체적인 법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4 F/W 서울패션위크'에서 홍보대사인 걸그룹 뉴진스가 사진촬영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앞서 하니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한 뉴진스 팬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조사한 서부지청은 해당 민원에 대해 "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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