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기자
국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에만 약 5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디지털보험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 계열 보험사 8곳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084억원으로 전년동기(3014억원)대비 68.6%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1~3분기 누적으로는 1조867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1위는 KB손해보험으로 3분기에만 1680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동기(1551억원)와 비교해 8.3% 증가했다. KB손보는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7400억원으로 올해 연간 실적 1조원 클럽 가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KB손보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자동차보험 사고율 증가에도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었다"며 "전반적인 손해율 개선세에 힘입어 순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KB라이프생명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745억원으로 전년동기(604억원)대비 23.3% 늘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2768억원으로 같은 KB금융 계열 보험사 KB손해보험과 함께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남겨왔다. 올해 1~3분기 KB금융 순이익(4조3953억원)의 23%를 차지하는 규모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채널·상품 다변화 전략으로 3분기 신계약 매출이 급증했다"며 "주요 채널의 보장성상품 개정과 방카슈랑스 채널 치매건강보험의 성공적인 진출 등으로 보장성보험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542억원으로 전년동기(1159억원)대비 33% 늘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467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는 전사 차원의 사업 혁신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봤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혁신 전략의 성과로 채널 기초체력과 고객서비스 수준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8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39억원의 적자에서 그 폭이 확대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출범한 신한EZ손보는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오며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하나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동기(39억원)대비 무려 279.4% 급증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241억원을 기록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가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4분기에도 신상품 개발과 보장성보험 판매를 주력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은 3분기 10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189억원)와 비교해서 적자는 46% 감소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2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손보는 올해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적자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디지털보험의 주력인 소액 단기보험상품을 절반 가까이 중단했다. 대신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일 수 있는 장기보장성보험을 늘렸다.
NH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39억원으로 전년동기(351억원)대비 139% 증가했다. 1~3분기 누적으로 24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암플러스NH치료보험'과 '치료비안심해NH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NH농협손해보험의 3분기 순이익은 313억원으로 전년동기(-462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18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보험 영업실적 지표 개선과 투자이익 증가,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 개선 등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