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김우관기자
KIA 타이거즈가 한국프로야구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8일, 광주는 온통 들썩거렸다. 프로야구단 타이거즈가 이처럼 전국 최고 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이 선수가 꼭 소환되곤 한다. 바로 ‘오리궁둥이’라는 애칭으로 선수 생활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다.
김성한 전 감독이 자신의 야구 인생 50년을 담은 ‘나의 인생, 나의 야구’라는 제목의 책(김은식 공저)을 발간했다.
김 전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10승-10홈런과 타점왕을 동시에 기록했던 KIA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의 전대미문의 팔방미인이었다. 올해 KIA 구단의 최고 히트상품인 김도영을 당시에는 능가할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타이거즈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김 전 감독은 군산중앙초교, 군산중, 군산상고, 동국대를 거쳐 프로야구 출범 첫해(1982년)에 해태에 입단했다. 현역선수로 14년을 뛰었고, 해태 타이거즈 마지막 감독이자 KIA 타이거즈의 첫 번째 감독을 지냈다. 이후 CMB 기아타이거즈 홈 경기 중계방송 해설과 CMB ‘김성한의 전라도 구석구석’, KBS ‘열린 마당’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시민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넉넉한 얼굴과 구수한 전라도 말투 덕에 방송인으로, 선수 생활 못지않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중식당인 '상하이'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히트상품이다.
김 전 감독은 화려한 선수 시절과 달리 감독으로서는 평탄치 않았다. "선수 은퇴하는 날 그렇게 서럽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 경질 때는 또 그렇게 마음이 쓸쓸했고요.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치열했던 시간은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1980년대 광주 사회의 어두움을 야구로 달래야 했던 광주시민, 아니 호남인들은 김성한이라는 걸출한 야구 스타와 슬픔을 달랬기에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김성한 전 감독의 자서전에는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고 군산 촌놈의 가슴속 한켠에 털어내지 못한 아픔과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야구는 9회 말 투 아웃부터라는 말이 회자하듯 나이 60대 중순에 접어든 김 전 감독의 인생도 아직 주자 만루 상황의 진행형이다.
김 전 감독은 11월 1일 오후 3시, 광주 JS 컨벤션에서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