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맹주' 재확인한 이재명…미풍 그친 조국당

민주, 선거 직후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
대여공세 강화 통한 범야권 집결 포석
조국혁신당, 지역 정당 발돋움 계획 제동

더불어민주당은 재·보궐선거에서 텃밭 호남을 지켜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거센 견제 속에서 호남 주도권을 지켜낸 것을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번 영광·곡성 재보선 승리로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지적된 '호남 비토론'을 스스로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선거 결과를 통해 당 안팎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도전을 잠재우고, 이 대표가 확실한 당내 주도권을 유지한 채 향후 지방선거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재보선 직후 범야권 결속 강화를 통한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당은 17일 오전 공천 개입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와 김 여사의 대선 경선 여론 조작 의혹 등을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이후 이번이 세 번째 발의다. 김용민 의원은 "기존 수사 대상보다 훨씬 더 강화한, 13가지 수사 대상을 특정해 오늘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공천 개입 의혹을 추가하고, '국정 농단' 특검으로 확장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동시에 이 대표는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도 평창을 방문해 직접 배추를 수확하는 등 현장 농민들과 만났다. 최근 농수산물값 급등에 따른 윤 정부의 민생 파탄 책임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직결된 내수가 죽어가는데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세가 강한 부산 금정에서의 패배는 민주당으로서 아쉬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선거 유세 기간 김영배 의원의 '실언'이 악재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전임 부산 금정구청장이 병환으로 사망해 이번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으나, 이를 '혈세 낭비'라고 표현해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각을 세우며 호남 총력전에 나섰으나 당선인을 내지 못했다. 혁신당은 3파전이 벌어졌던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에 밀려 3위, 곡성군수 선거에선 2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 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호남 지지세를 바탕으로 2026년 지방선거를 준비한다는 전략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혁신당은 다만 민주당 절대 우세였던 호남 일대에서 선거비 보전 비율인 15%를 훌쩍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첫술에 배부르겠나.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 다음 도전은 더 힘찰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부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정치부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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