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해 국감 불려나온 한화오션 사장, 하니와 '미소 셀카'

"국민, 국회, 유가족에 사과"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뉴진스 하니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인섭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본명 하니 팜)와 사진을 찍다가 의원의 지적을 받았다.

이날 정 사장은 조선소 내 원·하청 노동자 5명이 숨진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왔다. 하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국정 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 사장 뒷좌석에 앉았다.

이날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에서 정 사장이 휴대전화를 꺼내 뒤에 앉은 하니와 웃으면서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는 모습이 담겼다. 하니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숙이며 화답했다.

이에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셀카를 찍느냐. 웃음이 나오나. 셀카를 찍을 순 있지만,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사장은 "하니가 긴장하고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화오션 측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환노위 국감장에서 '조선소 노동자 사망 및 처우 문제'로 지적됐다. 한화오션의 안전 감독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한화오션 작업 현장 동영상을 재생하며 "저걸 안전조치 했다고 볼 수 있냐. 실제로 저렇게도 안 돼 있는 곳도 있다"고 질타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한화오션의 사고 원인 중 하나가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난간과 그물망 등이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작업 중지 해제가 나왔다는 것은 근로감독관들이 못 본 것이냐, 아니면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결정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무리한 작업 환경 자체가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장 즉, 예고된 산재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사장은 "지금부터 3년에 걸쳐서 2조 원의 안전 관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안전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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