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시대' 역사 속으로…대한극장 66년만에 폐업

적자로 30일 영업종료
문화예술공연 시설로 개조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극장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 영화의 상징이자 '충무로 시대'를 연 서울 대한극장이 30일 폐업했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지난 4월 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9월30일 극장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1958년 문을 연 지 66년 만이다.

대한극장은 70㎜ 와이드 필름을 초대형 화면에서 상영한 국내 최초의 극장으로, 할리우드 영화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을 상영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처음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등장하면서 충무로 시대를 주름잡아 온 극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2008년 단성사와 명보극장, 2021년 서울극장이 폐업하고 2015년 피카디리가 CJ CGV에 운영권을 넘겼다. 대한극장은 2001년 상영관을 11개로 늘리며 충무로 영화 거리를 지켜왔지만 10년 넘게 적자를 지속하다 폐업하게 됐다. 이로써 서울에서는 상영관이 하나인 단관극장의 전통을 이은 영화관을 찾기 어렵게 됐다.

대한극장 1층에 입점한 스타벅스도 계약 종료로 문을 닫는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건물을 문화예술공연 시설로 개조해 내년 4월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 중구 대한극장 앞에 철거물을 실은 트럭이 주차돼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