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에 원전·방산 러브콜 슬로바키아…'협력 강화하자'

한경협, 슬로바키아 총리 방한 계기
30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개최

슬로바키아를 새로운 유럽 진출 거점으로 고려 중인 한국 기업들이 원전, 방산,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방한을 계기로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슬로바키아 경제 고위 관계자들과 한국 기업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자, 자동차, 원전, 방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슬로바키아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한국-슬로바키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인들과 슬로바키아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슬로바키아는 서유럽과 동유럽을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서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데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슬로바키아 갈란타(Galanta) 지역에 공장을 설립해 TV와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유럽 시장의 50%에 제품을 공급하는 주요 생산 기지로 자리 잡았으며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약 9281억원에 달한다.

원전 분야에서도 슬로바키아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전기 공급의 약 60%를 원자력발전소가 담당한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보후니체 부지에 1.2GW 규모 신규 원전을 2031년까지 착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원전 사업자 선정 및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방안, 사업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문의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슬로바키아 군 현대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방부 협력과 소통 지원을 요청했다. 슬로바키아는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며 군 현대화에 힘쓰고 있어 한국 방산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인프라 개선, 양질의 인력 지원, 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 다양한 지원을 건의했다. 출퇴근 시 교통 혼잡과 물류 지연을 해결하기 위한 도로 건설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한국-슬로바키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장. 사진=최서윤 기자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일진 등 한국 기업 80여개가 슬로바키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있다"며 "전자제품, 자동차뿐만 아니라 원전, 방산, 첨단 산업에서 양국이 상호 협력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근부회장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일컬어지는 한국과 '타트라의 호랑이'로 발전하고 있는 슬로바키아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는 좋은 대화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데니사 사코바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슬로바키아는 유럽 중심에 자리해 지리적 이점이 크고,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유로화를 사용하고 셍겐조약에도 가입했다"며 "고등교육을 받은 숙련된 인재가 많아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경우 제조뿐 아니라 기술 중심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슬로바키아 측에서는 데니사 사코바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 라스티슬라브 흐바니에츠 외교부 차관 등이 참석해 한국 기업들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하기로 했던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했다.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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