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지구 지정
인허가 절차 일괄 처리 추진
서울시 "협의 아닌 동의 구해야"
주민 반발·여야 정쟁 과제 산적
노후 공공청사 등 방치된 공공재산을 복합개발해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각종 부동산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입장차가 첨예해지면서 국회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원활치 않은 처지다.
노후 청사 복합개발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도입한 방식으로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추진의사를 내비쳤으나 지자체 반발, 저조한 민간참여로 실제 구현된 사업은 지극히 드물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상당한 권한을 주는 쪽으로 법안을 준비했는데 통과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부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은 현재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10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소위로 회부됐으나 이후 소위가 열리지 않으면서 심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이 법은 노후 청사나 유휴 국·공유지에 국토부 장관이 직권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장관이 복합개발지구를 직접 지정하는 것은 물론 사업계획을 승인하면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개발행위 허가, 건축허가 등 각종 인허가도 별도 절차 없이 일괄 처리할 수 있다. 지자체의 비협조에도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개발지구 지정 또는 사업계획 승인 시 관할 지자체와 협의를 하도록 규정은 했지만 30일 안에 의견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이 있다.
여야 간 부동산 관련 입법 처리를 둘러싼 정쟁이 격화되면서 정작 법안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주 열리기로 했던 소위는 국민의힘이 상임위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하면서 함께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부동산거래신고법과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처리된 데 대해 "입법 독주"라고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거래신고법은 국토부 장관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며 도정법은 공공재건축 용적률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앞서 서울과 인접 지역을 광범위하게 토허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추가로 확대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용적률 완화의 경우 공공부문 외 민간부문에서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여당 입장도 강경하다.
노후 청사 복합개발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개념이다. 다만 주민·지자체 반발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2017년 발표된 사업지 42곳 가운데 사업을 마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4년 7월 '역동경제 로드맵'에서도 2035년까지 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했다. 기존 복합개발은 별도 법이 아닌 공공주택 특별법에 근거해 추진됐다. 이에 여당과 정부는 노후 청사에 대한 복합개발을 의무적으로 검토해 사업계획을 짜고, 중앙 정부가 직접 사업 인허가 권한을 갖도록 따로 특별법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법이 마련된다고 해도 주민이나 지자체 반발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특별법을 전제로 사업 대상지로 꼽힌 강남구청의 경우 인근 주민들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청사 소유기관이 과도한 개발이익을 요구해 좌초된 사업도 있다. 이번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서울시는 "공유재산을 소유한 지자체가 복합개발사업을 반대할 경우 형식적 협의절차만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협의'가 아닌 '동의' 절차를 거치는 식으로 법조문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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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법이 마련돼 사업을 추진하면 지자체와 충분히 협의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보면 그간 지자체 의사를 배제하고 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없다"며 "공공주택 특별법에도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지자체와 협의를 거치듯, 지자체가 일정 기간 내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협의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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