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한국 체조 간판 여서정(22·제천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선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여서정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1~2차 시기 합계 13.416점을 받아 참가 선수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여서정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체조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서정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선수 최초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뜻을 접어야 했다.
도마 종목은 한 선수가 두 차례 연기한 뒤 평균 점수로 순위를 겨룬다. 여서정은 두 차례 연기에서 모두 착지에 어려움을 겪으며 메달 도전에 난항을 겪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4 기술을 펼쳤다. 공중 동작은 무리 없이 소화했으나, 도마를 마주 보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14.166점을 받았다.
그래도 우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2차 시기에서 14점대 중반 점수를 얻으면 메달권 진입도 가능했다. 여서정은 2차 시기에서 난도 5.0 기술로 1차 시기보다 더 쉬운 연기를 했으나 두 손으로 매트를 짚을 만큼 착지가 불안정했다.
여서정의 2차 시기 점수는 12.666점, 1~2차 평균 13.366을 기록하며 7위에 그쳤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여 선수의 부친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팔이 빠져서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딸이 부상을 안고 연기했음을 전했다.
여서정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체조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 선수다.
여서정은 여세를 몰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체조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가을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역시 도마에서 3위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의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 금메달은 돌아온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미국)에게 돌아갔다. 바일스는 1~2차 평균 15.300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레베카 안드라지(브라질)가 14.966점, 미국의 제이드 캐리가 14.466점으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북한의 안창옥은 14.216점으로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