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성명에 '해리스 지지' 빠져, 이유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다."(일간 월스트리트저널)

오바마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직후 그의 결단을 칭찬하는 성명을 공개하자, 현지 언론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가 빠져있다는 점에 일제히 주목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장 중대한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 "오늘 우리는 또 그가 최고의 애국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 등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치켜세우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바이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그가 평생 싸워온 모든 것과 민주당의 모든 것이 어떻게 위험에 처하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미국을 위해 옳다고 믿지 않았다면 이런 결정(후보직 사퇴)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라 사랑에 대한 증거이며,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진정한 공직자의 역사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uncharted waters)를 항해하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만 말했다.

구체적으로 뛰어난 후보가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관대하고 번영하며 단결된 미국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비전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충분히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가 모두 그 희망과 진보의 메시지를 11월과 그 이후까지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WSJ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면서 한발 앞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 폴리티코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개방적 절차를 지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전직 영부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오바마 여사 카드가 계속 언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성명을 주목하는 의견도 확인된다. 뉴욕매거진은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기다리고, 미셸 오바마를 두려워한다"고 보도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그간 공개적으로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음에도 대중적 인지도, 영향력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가장 경쟁력 있는 민주당측 후보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은 WSJ에 "2020년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후보 지명 후 당의 통합하는 위치에 있을 것"이라며 "후보를 끌어올리고 11월 당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많은 추측이 나온다"면서 "후보가 결정되면 당을 통합하는 데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는 것"이라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재임기간 8년간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당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론의 배후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TV토론 참사 후 파장이 확대되자 주변에 용퇴론을 전하며 바이든 중도하차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기기 쉽다"고 밝혔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