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갑자기 땅이 ‘푹’ 꺼져…폭우에 전국 싱크홀 주의보

최근 5년간 957건 발생
안전점검 장비 8대 불과

전국적으로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싱크홀은 빗물 유입으로 인한 토사 유실, 노후 상·하수관 파손으로 인한 지반 약화 등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세종시 도심 아파트 인근 싱크홀.[이미지 출처=연합뉴스]

22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싱크홀은 총 957건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93건, 2020년 284건, 2021년 142건, 2022년 177건, 2023년 16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197건, 광주 122건, 부산 85건, 서울 81건, 전북 70건, 강원 68건, 대전 66건 등 순이었다. 주요 발생 원인은 하수관 손상이 446건(46.6%), 다짐(되메우기) 불량 171건(17.9%), 굴착공사 부실 82건(8.6%), 기타 매설물 손상 64건(6.7%), 상수관 손상 39건(4.1%)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싱크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홍수 경보가 발령됐던 경기도 오산 문화유산 근방에서 싱크홀 피해가 속출해 출입이 통제됐고, 16일 세종시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는 지름 2m, 깊이 3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출근길에 나선 시민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대전 동구 성남동에서도 ‘도로가 무너지고 있다’라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출동해 조치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국토안전관리원에 지반탐사 안전 점검을 요청하고 있다. 지반 안전 점검 구간은 2020년 952㎞, 2021년 1143㎞, 2022년 1386㎞, 2023년 1665㎞, 올해 6월까지 1049㎞로 매년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토안전관리원이 보유한 전문 장비는 도로용차량형(3D) 3대, 협소지역용 자동형 3대, 수동형 2대 등 총 8대에 불과해 급증하는 지반 안전 점검요청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선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최근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싱크홀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전문 장비를 빠르게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싱크홀은 배수 시설이 누설되거나 땅 밑으로 물이 스며들어 흙을 싣고 나가면서 빈 곳이 생기는 것”이라며 “배수 시설에 대한 정비를 철저히 하고 위험 지역에서 공사가 예정돼 있으면 사전 평가와 면밀한 검토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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